스웨덴 패션 브랜드 ‘H&M’이 일본 톱스타 아라가키 유이(32)를 새 광고모델로 선임했다. H&M은 중국인들이 불매운동 중인 브랜드인 데다 현지에 아라가키 유이 팬들이 많아 파장이 예상된다.  

H&M은 23일 공식 채널을 통해 자사의 새 캠페인 ‘렛츠 체인지(LET’S CHANGE)’를 홍보할 얼굴로 배우 아라가키 유이를 뽑았다고 밝혔다. 소식이 알려진 뒤 중국에서는 아라가키 유이가 하필 H&M 광고에 나서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아라가키 유이 <사진=Kose Bioliss 공식 홈페이지>

H&M은 현재 중국에서 불매 대상이다. 타오바오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미 삭제된 브랜드다. 배경은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탄압을 둘러싼 국가간 신경전이다. 유럽과 미국, 캐나다는 지난달 중국 정부가 신장자치구민들에게 강제노동을 시키고 있다며 이곳 면화의 보이콧을 선언했다. 중국은 즉각 해당 국가 브랜드 불매로 맞섰다. H&M을 비롯해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푸마, 이케아, 갭, 버버리 상품들이 대상이 됐다. 배우 저우동위(주동우, 31)는 자신이 맡았던 버버리 광고모델 자리를 걷어찼다.

중국 팬들이 아라가키 유이에 느끼는 배신감은 크다. 그가 현재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일본 스타이기 때문이다. 웨이보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일본 여배우 인기투표에서 아라가키 유이는 이시하라 사토미(34)와 나가사와 마사미(33)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연공' '니게하지' 등 영화와 드라마 골수팬 숫자도 상당하다.

중국 팬들에 인기가 많은 아라가키의 영화 '연공' <사진=영화 '연공: 안녕, 사랑하는 모든 것' 스틸>

특히 현지 팬들은 신장자치구 논란을 아라가키 유이가 알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즉, 자신들보다 H&M의 의도에 동조했다며 배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의 한 문화평론가는 “아무리 팬이 많더라도 아라가키의 이미지가 대륙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애국교육을 받는다. 중국인들은 아무리 좋아하던 해외 스타라도 민감한 문제를 건드리면 바로 돌아선다”고 언급했다.

이어 “특히 중국은 공산당에 사상교육을 받은 샤오펀훙(소분홍)이라는 젊은 세대가 존재한다”며 “이들은 자국 이익에 반하거나 내정에 간섭하는 해외 스타는 곧바로 손절한다. 중국은 아직 대중문화의 흐름을 국가가 조종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만화 ‘슬램덩크’로 유명한 일본 작가 타케히코 이노우에(54)는 2019년 홍콩민주화운동을 지지하는 고노 타로 당시 외상(58)의 트윗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중국인들로부터 뭇매를 맞했다. 현지의 일부 ‘슬램덩크’ 팬들은 작가의 만화책을 불태우며 “다시는 타케히코의 작품을 보지 않겠다”고 고함쳤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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