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은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75%)로, 현대 의학에서도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이다.

1906년 독일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에 의해 알려진 이후 수많은 연구가 이뤄졌지만, 원인은 70% 정도가 유전적인 요인이며 두부 손상이나 우울증, 고혈압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정도만 알려졌다. 증상 역시 기억 상실을 비롯해 혼란, 격한 행동, 조울증, 언어장애 등 개인마다 다양하다고 알려졌다.

이번에 과학자들이 내놓은 결과는 알츠하이머병이 뇌에 미치는 영향이 구체적으로 4가지 패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웨덴 룬드대학의 신경학자 오스카 한손 등 연구진은 타우 단백질(tau protein)이 뉴런(neuron, 자극을 받았을 경우 전기를 발생시켜 다른 세포에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 세포)과 얽히는 패턴을 29일 네이처 메디신 저널에 발표했다.

타우 단백질은 뉴런 내에서 물질의 운반을 담당하는 운동단백질로,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경우에는 뉴런의 활동을 돕지만, 변형된 경우는 알츠하이머 질환과 관련된 뇌 병변에 기여한다. 이제까지 이런 기형 타우 단백질이 뉴런과 얽히는 방식은 모든 환자에게서 동일한 것으로 여겨졌다.

연구진은 건강한 사람과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람 1143명을 대상으로 3D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뇌 스캔을 했으며 이 데이터를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해 2년간 분석, 타우 단백질이 뉴런 사이에서 얽히는 방법을 확인했다.

뇌 스캔을 통해 밝혀진 타우 단백질 얽힘의 4가지 패턴 <사진=제이콥 보겔, nature medicine>

그 결과 33%의 사례에서 발견된 첫 번째 변종 패턴은 타우 단백질이 주로 측두엽 내에서 퍼져 환자의 기억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변종(18%)은 대뇌 피질의 다른 부분에 퍼져서 기억 문제보다 계획을 세우거나 실행을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에 해당하는 세 번째 변형은 타우가 시각 피질에 퍼져, 환자의 방향 식별과 거리 판단, 모양 구분을 어렵게 만들었다. 마지막 19%의 사례에서 나타나는 뇌의 왼쪽 반구에서 비대칭으로 퍼져 언어 처리에 영향을 미쳤다.

한손 교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별되는 타우 병리의 4가지 명확한 패턴을 확인했다"며 "각각의 유병률은 18~33%로 다양했으며, 이는 이전에 생각했던 것처럼 단 하나의 패턴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연구에 참가한 캐나다 맥길대학의 신경과학자 제이콥 보겔은 "이것은 알츠하이머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이질적인 질병임을 암시하는 것"이라며 "이제는 알츠하이머병의 개념을 재평가해야 하며, 장기적으로 질병의 진행을 평가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번 연구로 알츠하이머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아낸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존의 여러 치료법이 4가지 유형에 따라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알아내면 향후 치료법 개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손 교수는 "향후 최대 10년 동안 추가 연구를 통해 각 패턴에 맞는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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