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최근 유행하는 아기의 유전체 편집을 본격적으로 규제한다.

14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게놈 편집 기술을 이용해 보다 우수한 아이를 얻는 기술들을 단속하기 위한 법안을 국회에 조기 제출할 방침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크리스퍼 캐스9(CRISPR CAS9) 같은 게놈 편집 기술이 등장해 급속히 확산됐다. 이런 유전자 가위 기술은 인간의 수정란과 정자, 난자 등의 유전자를 의도대로 변형해 우수한 아이를 탄생하게 할 가능성으로 주목받아 왔다.

후생노동성은 늦어도 내년까지는 해당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는 입장이다. 법안은 수정란과 정자, 난자 외에 유전정보를 가진 RNA 개편도 규제 대상에 포함할 전망이다.

유전적으로 우수한 인간들만 대접하는 근미래 사회상을 그린 영화 '가타카' <사진=영화 '가타카' 포스터>

게놈 편집 기술로 우수한 아이를 가지려는 세태는 앤드류 니콜(60) 감독의 1997년 영화 '가타카(GATTACA)가 생생하게 그렸다. '가타카'는 유전자 편집을 통해 태어난 우성 인간들만 대접을 받는 차가운 디스토피아를 묘사한 걸작이다. 주인공 빈센트(에단 호크)가 토성 위성 타이탄 탐사를 목표로 가타카에 입사하는 과정에서 우성 인간 제롬(주드 로)의 소변과 혈액, 지문을 사용하고, 심지어 키를 키우는 수술까지 받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미 게놈 편집으로 유전자를 변형한 수정란을 사람의 자궁으로 되돌리는 연구를 금지했다. 대신 선천적 난치병이나 체외수정 등 불임치료에 관한 기초연구는 용인해 왔다. 다만 위반해도 처벌 근거가 없고 의료로 행해진 경우 단속도 어려운 등 법적 맹점이 지적돼 왔다.

게놈 편집 기술은 원래 낫기 어려운 질병을 유전적으로 치료할 방법으로 주목을 받았다. 다만 영화 '가타카' 처럼 우수한 후대를 만들기 위해 악용될 소지가 드러나자 유럽 국가들도 엄격히 단속하는 쪽으로 법을 정비하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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