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치호랑이(Saber-toothed cat)는 공룡만큼 인기있는 고대 동물이다. 또 영어명인 '세이버투스'는 마블 코믹스 '엑스맨'에서 울버린의 숙적인 뮤턴트의 이름이자, 일부 게임에서 전설 속 동물로 등장하는 등 잘 알려져 있다.

공룡이 사라진 뒤 4000만~1만년 전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로 군림했던 검치호랑이는 길이가 20cm에 달하는 날카로운 송곳니와 강력한 턱 힘으로 자신보다 훨씬 큰 동물들을 사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화석 분석에 따르면 크기는 현재의 사자만한 정도로 알려져 있다. 

마카이로두스 라헤이스휴퍼프의 상상도 <사진=Roger Witter>

최근 과학자들은 새로운 종의 검치호랑이를 식별해냈으며 이를 '사상 가장 큰 고양잇과 동물'이라고 소개했다.

'마카이로두스 라헤이스휴퍼프(Machairodus lahayishupup)'라는 이름이 붙은 검치호랑이는 몸무게가 사자(190kg)보다 훨씬 무거운 274kg에 달했다. '마카이로두스'는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 등에 살았던 검치호랑이 속을 뜻하며, '라헤이스휴퍼프'는 인디언 언어로 '고대의 야생 고양이'라는 말이다.

미국 곤자가대학교 고생물학자 존 오르컷 교수 등 연구진은 기존 박물관에 흩어져 있던 이빨과 상완골을 포함한 7개의 화석을 분석하고 다른 종과 비교, 새로운 검치호랑이 종이라는 것을 밝혀냈다고 3일 '포유류 진화' 저널에 발표했다.

기존 화석들로 이런 사실을 알아낸 것은 분석 기술과 장비의 발전 때문이다. 연구진은 우선 화석의 크기와 연도를 구분해 새로운 종의 후보를 골라내고 디지털 이미지 장비와 특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유사점과 차이점을 조사했다.

그 결과 마카이로두스 라헤이스휴퍼프는 검치호랑이(학명 Smilodon)에서 갈라져 나왔으며 이전에는 확인되지 않은 종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특히 이빨은 검치호랑이와 미세하게 다르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 상완골 중 가장 큰 것은 현재 사자의 1.4배에 달해, 앞발이 가장 치명적인 무기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에 사용된 상완골 <사진=존 오르컷>

연구진은 현대의 고양잇과 동물의 상완골 크기와 몸무게 간의 연관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종의 몸무게 추정치를 계산하고, 코뿔소나 거대한 낙타, 나무늘보 등 당시에 살았던 것으로 알려진 동물과 크기를 기반으로 먹이를 추측했다. 따라서 마카이로두스 라헤이스휴퍼프는 고양잇과 동물로는 사상 가장 큰 종이며, 자신보다 두 배 정도 무거운 동물들을 사냥했을 것으로 봤다.

연구진은 이 검치호랑이와 비슷한 동물들이 전 세계에 동시에 살았다는 점은 또 다른 진화론적 의문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즉, 각 대륙의 고양잇과 동물들이 독립적인 진화를 통해 모두 검치호랑이와 같은 형태를 갖추게 됐는지, 아니면 하나의 조상이 각 대륙으로 퍼져나갔는지를 밝히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또 수백만 년 전의 동물 정체를 밝혀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이들의 정확한 가계도를 그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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