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 멸망을 일으킨 서기 79년 이탈리아의 베수비오 화산 폭발 희생자 중 한 명의 신원이 밝혀졌다.

이탈리아의 과학자들은 1980년대 헤르쿨라네움에서 발견된 300여구의 유해 가운데 하나가 로마의 해군 사령관이자 역사가 가이우스 플리니우스 세쿤두스 휘하의 고위 장교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15일 발표했다.

베수비오 화산 폭발은 폼페이에 거주하던 주민 2000여 명을 비롯해 헤르쿨라네움과 인근 지역에서 모두 1만6000여 명의 사망자를 기록했다.

장교의 단검과 금화 및 은화 <사진=헤르쿨라네움고고학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이번에 확인된 유해는 발견 당시 일반 병사로 추정됐으나, 고위 장교의 한 달 치 월급에 해당하는 금화 2개와 은화 12개를 가지고 있었다. 또 금과 은판으로 장식된 가죽 벨트를 착용했고 상아 손잡이가 달린 단검과 해군 기술자가 사용한 도구들이 담긴 가방을 소지했다.

헤르쿨라네움의 고고학 유적지 책임자인 프란체스코 시라노는 "구조 임무에 참여한 함대의 장교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해골 26번'으로 알려진 장교는 사망 당시 40~45세로, 건강 상태가 좋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해변에서 발견된 300구의 유해 근처에서 배가 발견돼, 구조 작업이 거의 성공할 뻔했던 상황으로 파악됐다.

엎드려 쓰러진 채 발견된 장교의 유해 <사진=헤르쿨라네움고고학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가이우스 플리니우스 세쿤두스는 화산 폭발 장소에서 떨어진 미세움 항구에 주둔해 있다가 민간인 구조 작업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죽음은 임무를 함께한 조카가 역사가 타키투스에게 보낸 편지에 묘사돼 있다.

세쿤두스의 조카는 "배들이 해안에 접근함에 따라 떨어지는 화산재는 더 뜨겁고 두꺼워졌고 곧이어 불타는 검은 돌들이 날아왔다"며 "삼촌은 선장의 조언대로 잠시 뒤로 물러설지 고민했으나, 구조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적었다.

베수비오 화산 폭발 유적지는 현재 발굴이 3분의 2가량 완료됐다. 당국은 거의 매년 새로운 발견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