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할리우드가 유색인종 및 여배우에 개방적이라지만 갈 길이 한참 먼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넘게 조사한 통계를 들여다보니 아시아나 태평양제도 출신 배우들이 할리우드 영화에 참여한 비율은 백인에 비해 한참 낮았다. 

인종 다양성 등을 조사하는 비영리단체 Annenberg Inclusion Initiative는 19일 공식채널을 통해 지난 13년간 할리우드 주요 영화에 아시아·태평양제도(Asia Pacific Islands, API) 출신 배우가 출연한 비율은 6%를 밑돌았다고 밝혔다.  

드웨인 존슨 <사진=영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2' 스틸>

이번 조사는 2007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흥행수입 1~100위에 오른 할리우드 영화 1300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집계 결과 API 출신 배우가 주연 또는 조연으로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는 전체 5.9%에 불과했다. 2018년이 9.6%로 가장 높았고 제일 최근인 2019년엔 오히려 8.4%로 떨어졌다.  

해당 작품들에서 API 출신 배우들 중 25% 이상은 영화가 끝나기 전에 사망한 것으로 처리됐다. 41% 이상은 영화 속에서조차 성차별이나 인종차별 피해자로 묘사됐다.

API 배우의 쏠림현상도 심각했다. API 배우가 등장한 몇 안 되는 영화 중 30% 이상을 드웨인 존슨(49)이 주연을 맡았다. 드웨인 존슨은 흑인 및 사모아계 배우다. 

이소룡의 딸은 타란티노가 부친을 3류 배우로 묘사했다고 비난했다. <사진=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이 단체는 API 출신 배우들이 여전히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할 기회를 잡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출연한 영화에서조차 차별받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최신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속 브루스 리(이소룡)를 3류 배우로 그린 것이 대표적”이라며 “‘덤보’의 로산 세스(79) 같은 인도 대표 배우들도 비슷한 취급을 받는 게 현실”이라고 아쉬워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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