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한 검치호(Saber-toothed cat)의 사체가 시베리아 영구동토에서 발견됐다. 생후 약 3주가 지난 검치호 새끼의 사체는 보존 상태가 극히 좋아 고생물학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러시아과학아카데미(RAS)는 최근 낸 조사 보고서에서 시베리아 영구동토에서 검치호의 일종이자 시미타고양이 속인 호모테리움 라티덴스(Homotherium latidens)의 새끼 사체가 발굴됐다고 전했다. 호모테리움 라티덴스는 약 3만5000년 전 멸종한 동물로 머리와 몸통, 다리가 온전히 남았고 모피도 제대로 붙어있었다.

RAS 관계자는 "러시아 야쿠티아 북동부에 잠들었던 호모테리움 라티덴스는 유라시아대륙부터 아프리카대륙, 북아메리카대륙, 남아메리카 대륙에 널리 서식한 멸종종"이라며 "이번 개체는 생후 불과 3주가 지난 관계로 검치호를 상징하는 거대한 이빨은 발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베리아 야쿠티아 북동부에서 발굴된 호모테리움 라티덴스의 새끼 사체. 보존 상태가 극히 좋다. <사진=RAS 공식 홈페이지>

이어 "호모테리움 라티덴스의 새끼는 야쿠티아에서 나온 다른 고생물 사체와 마찬가지로 혹한의 기후 때문에 잘 보존된 듯하다"며 "상태가 상당히 좋은 관계로 고생물학 역사상 처음으로 멸종한 포유류의 외관을 자세히 연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호모테리움 라티덴스의 사체를 현생종 고양잇과 동물과 비교한 RAS 학자들은 큰 입과 작은 귀, 긴 앞다리, 굵은 목덜미, 어두운 털 색상에 주목했다. 모든 요소가 추운 곳에 적응하며 나타난 변화라고 RAS는 결론 내렸다.

RAS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개체는 지금껏 발견된 북아메리카의 호모테리움 세룸(Homotherium serum)이나 아프리카의 호모테리움 프로블레마티쿰(Homotherium problematicum)과 다른 종"이라며 "이번 발견은 후기 홍적세(갱신세) 유라시아대륙에 호모테리움 속이 존재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잘 보존된 호모테리움 라티덴스 새끼의 얼어붙은 사체(왼쪽). CT 스캔을 통해 골격이 재현됐다. <사진=RAS 공식 홈페이지>

최근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에서는 온난화의 영향으로 매머드나 동굴사자, 털코뿔소 등 멸종한 동물들이 발견되고 있다. 두꺼운 얼음과 연중 차가운 기온으로 인해 대부분 보존 상태가 양호해 일부 샘플은 멸종종 복원 연구에 동원되고 있다.

RAS 관계자는 "호모테리움 라티덴스가 서식한 시기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이 유라시아대륙에 살았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어쩌면 러시아 영구동토에서 멸종한 인류종이 발견되는 날도 머지않았을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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