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10배 많은 상어가 생존했던 1900만년 전, 미스터리한 현상이 벌어지면서 바닷속 상어의 90%가 몰살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예일대학교와 뉴욕주립대학교 공동연구팀은 심해의 오래된 퇴적물에 남겨진 화석을 조사하던 중 약 1900만년 전 지구상의 상어가 떼죽음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ce)에도 실린 논문에서 연구팀은 상어 개체의 90%가량이 바다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결론 내렸다. 어떤 이유로 상어들이 죽어나갔는지 정확한 원인은 현재 알 수 없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상어는 유구한 세월 생명을 이어온 바닷속 최강의 포식자다. 상어의 조상은 약 4억년 전 고생대 데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생대 후기 석탄기에 이르러서는 여러 종의 상어가 나타났다. 다만 고생대 상어의 상당수는 석탄기부터 페름기에 걸쳐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지금 보는 상어의 원형은 중생대에 출현했다.

고대 상어의 90%가 1900만년 전 떼죽음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영화 '딥 블루 씨' 스틸>

연구팀 관계자는 “6650만년 전 중생대와 신생대의 경계에 해당하는 시기에 다섯 번째 대멸종이 발생했다”며 “이때 공룡을 비롯한 동식물의 75%가 사라졌는데 간신히 살아남은 상어들은 그 후 또 다른 위기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대 상어 개체의 90%가 떼죽음한 근거는 심해 퇴적물 속에 남은 물고기 이빨이나 비늘 같은 작은 화석이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8500만년에 걸친 물고기와 상어 개체 수에 대한 장기적 기록을 만들었는데, 1900만년 전 상어 종의 70%, 개체의 약 90%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 관계자는 “가장 유력한 원인은 기후변화인데 어디까지나 추측”이라며 “갑작스러운 사태 이후 새로운 종의 상어 화석도 발견되지 않았다. 원인 모를 사태 탓에 현재까지 상어는 종의 다양성을 되찾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바닷속의 상어들은 꾸준히 종이 줄어들고 있다. 백상아리 등 최근 수십 년간 상황이 나아진 종도 있지만 대부분은 기후변화 등 각종 이유로 개체가 감소세다. 과거 50년간 상어 개체의 71%가 줄었다는 보고도 있다.

연구팀은 상어 같은 고대 동물이 과거에 어떤 변화에 직면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위기를 헤쳐 왔는지 이해하면 오늘날 환경변화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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