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이 동료의 사냥법을 유심히 관찰하고 체득하는 학습능력이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서터대학교 연구팀은 11일 학술지 ‘로열 소사이어티 오픈 사이언스(Royal Society Open Science)’를 통해 동료의 다양한 행동을 학습하는 수달의 탁월한 능력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도구를 이용해 조개껍질을 열 정도로 영리한 수달이 동료의 생존법을 배우는 사회적 학습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실험에 나섰다. 수달이 모방을 통한 반복적인 자극 강화(stimulus-reinforcer)를 통해 다양한 생존법을 체득할 수 있느냐가 실험의 핵심이었다.

실험에 작은발톱수달을 동원한 연구팀은 사전 훈련을 거친 수달이 다소 복잡한 구조의 상자로부터 먹이를 손쉽게 꺼내는 장면을 다른 수달들에게 보여줬다.

동료 사냥법을 그대로 모방하는 수달 <사진=pixabay>

이후 같은 상자에 먹이를 놓아두고 지켜본 결과 수달들은 처음 시범을 보인 수달의 행동을 따라하며 먹이를 꺼내 먹었다. 일부는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얼마 안 가 쉽게 먹이를 꺼냈다. 일부는 바닥에 마련된 도구를 사용했다.

이번 실험은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수달들을 학습시켜 생존력을 키우기 위해 기획됐다. 수달은 사람들의 무분별한 개발로 서식지를 잃고 먹이를 구하기 위해 인간 거주지까지 내려오는 절박한 상황에 몰렸다. 최근 한국에서도 새끼를 가진 어미 수달이 먹이를 구하지 못해 어촌까지 내려오는 상황이 자주 목격됐다.

과학자들은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수달을 보호하기 위해 야생 수달을 일시적으로 포획했다가 새 서식지에 풀어주거나 임의로 번식된 수달을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구팀은 수달이 동료의 행동을 관찰해 따라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판명된 만큼 향후 일정 범위의 정착지를 조성해 개체를 보호할 계획이다. 다양한 방법을 구상 중인데, 정밀하게 제작된 수달 로봇을 동원해 유용한 생존방법을 임의로 학습시키는 프로그램도 포함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수달의 포식행동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그 지식을 활용해 좀 더 구체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며 “더 현실적인 장치나 도구를 이용하도록 학습시키는 실험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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