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부가 주도하던 우주개발은 현재 민간 업체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스페이스X 같은 대형 업체는 수시로 로켓을 쏘아 올리며 다양한 페이로드를 지구 저궤도에 안착시키고 있다. 인류의 행성 이주까지 염두에 둔 우주개발은 여러모로 긍정적이지만 잦은 로켓 발사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이어져 관련 규범 정립이 필요한 지경이 됐다.

로켓 발사가 야기하는 문제 중 대표적인 것은 야광운(noctilucent clouds)이다. 1800년대 후반 처음 기록된 야광운은 지구 대기권 가장 높은 곳에 발생하는 구름이다. 보통 구름은 대류권, 즉 고도 약 10㎞ 안에서 생성된다. 적란운 등 일부 구름은 더 높은 곳에서 발생하지만 이 역시 약 15㎞ 수준을 넘지 않는다.

야광운은 무려 80㎞ 상공, 그러니까 중간권 대기에서 주로 나타난다. 지상에서 볼 때 태양이 진 후에도 태양빛이 닿을 정도로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야광운은 밤에도 빛을 발한다.

지구의 북극과 남극에 가까운 지역에서는 여름 해가 질 무렵부터 새벽까지 희미하게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야광운을 볼 수 있다. 극중간권운(polar mesospheric clouds, PMC)이라고도 불리는 점에서 고위도 극지방 부근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극점에서 멀리 떨어진 위도 60° 이하에서도 물론 나타나며, 북반구에서는 북위 56~60° 지역(알래스카 남부, 캐나다 중부, 유럽 북부, 스칸디나비아 남부, 러시아 중남부 상공 등)에서도 관측된다.

2012년 폴란드에서 관측된 야광운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야광운은 지구 대기권에서 다 타버린 유성의 미립자, 일명 ‘유성연입자’에 얼음 결정이 부착되면서 형성된다. 발생 건수는 매년 다른데, 많이 확인된 해는 적은 해에 비해 빈도가 10배 차이가 난다.

과거 야광운을 자연 현상으로 여겨졌다. 1900년대 들어 관련 연구가 활발해졌는데, 일부 학자들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운용하던 우주왕복선 발사 시 대기 중으로 방출된 수증기가 극지대 야광운을 증가시킨다고 주장했다.

우주왕복선과 마찬가지로 로켓 발사가 야광운 발생을 늘린다는 것은 최근 연구에서 드러났다. NASA가 2007년 발사한 야광운 관측 위성 ‘AIM(Aeronomy of Ice in the Mesosphere)’이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한 학자들은 극지대보다 낮은 위도에서 나타나는 야광운은 로켓 발사와 밀접하게 관련됐다는 연구 결과를 올해 5월 발표했다.

NASA가 운용하는 AIM 위성이 포착한 극지방의 야광운(밝은 부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조사를 주도한 미 해군연구소는 AIM 위성에 탑재된 관측 장치 CIPS(Cloud Imaging and Particle Size) 데이터를 북위 60° 이남의 로켓 발사 타이밍을 비교했다. 그 결과 현지시간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 사이 진행된 로켓 발사와 북위 56~60°에서 관측된 7월 중위도 야광운 출현 빈도에 강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쉽게 말해 오전에 로켓을 많이 발사할수록 중위도 야광운 발생이 잦았다.

연구소는 아울러 야광운이 형성되는 상공의 바람을 분석해 아침 시간대 로켓 발사 시 북상하는 바람이 가장 강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로켓 발사대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와 플로리다 등 저위도 지역에서 아침에 발사된 로켓의 배기가 극지대를 향해 바람에 실려 쉽게 이동하고, 로켓 배기가 얼음 결정이 돼 하강하면서 야광운을 형성한다는 이야기다.

야광운은 그 자체가 환경에 악영향을 주기보다 지구 대기가 인간 때문에 변화하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로서 주목된다. 야광운 같은 초고도 구름의 형성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것이 로켓의 배기가스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향후 더 잦아질 로켓 발사에 세계 각국이 어떻게 대처할지 시선이 쏠린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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