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각지에서 새들이 떼죽음을 당해 경찰 당국과 학계가 조사에 나섰다. 대량폐사가 발생한 원인은 현재 불명이며, 경찰은 죽은 새 사체를 만지지 말라고 경고했다.
25일 NBC뉴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서 새들이 원인 불명의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경찰은 까마귓과 새 어치와 찌르레깃과 흰점찌르레기 등의 사체가 켄터키와 오하이오, 인디애나, 메릴랜드, 버지니아, 웨스트버지니아와 워싱턴DC 등에서 대량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십 마리의 새가 죽은 채 주택과 거리, 도로에 널브러져 있는 상황”이라며 “일부 지역에선 수백 마리의 새 사체가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계는 새들이 사람을 보고도 날아가지 않고 앞을 보지 못하는 것 같다는 목격담으로 미뤄 집단적인 신경계통 질병이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새의 눈에서 부종이 발견됐고 몸을 심하게 떠는 증상도 확인됐다.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하고 발작을 일으키는 새도 있어 신경 문제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일부 수의사들은 새들의 떼죽음이 대형 공장의 살충제 방출이나 원인 모를 집단 감염증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미국 일부 지역 매미가 전파하는 것으로 보이는 감염증이 확인된 만큼 매미를 집중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수의사는 “지금까지 새들의 사체를 부검한 결과 적어도 조류독감이나 웨스트나일열병은 음성이었다”며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병일 수 있어 새 사체를 절대 만지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뇌염의 일종인 웨스트나일열병은 집모기가 매개체로 사람에 옮을 경우 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20년 겨울에도 철새 수십 만 마리가 집단 폐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수의사들의 대규모 검사 결과 원인은 굶주림으로 밝혀졌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