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뇌의 각 영역 커뮤니케이션이 급성 스트레스에 변형된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스트레스가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불러오는 메커니즘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학계는 주목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와 튀빙겐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급성 스트레스가 뇌의 영역 간 커뮤니케이션 및 네트워크에 심각한 변화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스트레스를 받은 뇌에서 일어나는 동적 프로세스에 대해 거의 알려지지 않은 것은 뇌 연구가 특정 영역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이들은 심한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받은 뇌의 전체 영역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기획했다.

우선 연구팀은 피실험자들을 자기공명영상(MRI) 장치에 들어가게 하고 제한된 시간 내에 어려운 수학 문제들을 풀게 했다. 특히 정답을 맞혔더라도 일부러 형편없는 채점 결과를 전달했다.

피실험자들이 문제를 풀기 시작할 때부터 채점 결과를 확인하는 전 과정에 걸친 뇌 움직임은 고스란히 기록됐다.  MRI 판독에 나선 연구팀은 뇌 영역들 사이의 평소 커뮤니케이션이 꽤나 흐트러졌음을 확인했다.

급성 스트레스가 뇌 일부 영역이 아닌 전체의 네트워크 장애를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연구팀 관계자는 “급성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 뇌 영역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됐다”며 “이런 변화는 정신 질환이 네트워크의 질병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실험은 사람이 마음의 병을 얻으면 신경 단위의 상호작용이 흐트러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이는 급성 스트레스가 정신질환을 야기할 위험성을 얼마나 높이는지 잘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강한 정신적 부담은 급성 스트레스 장애(ASD)로 이어지곤 한다. 과거 겪은 무서운 경험이 되살아나거나 불안, 긴장이 이어지며 심하면 현기증과 두통, 구토,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 

연구팀은 수학 문제를 풀 때 피실험자들의 뇌 네트워크가 흔들리는 유형이 제각각인 점에도 주목했다. 때문에 정신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뭣보다 개인별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험 관계자는 “이번 실험은 뇌의 스트레스 반응이 사람마다 다른 중요한 패턴을 갖는다는 사실을 처음 보여줬다”며 “급성 스트레스에 분비되는 코르티솔과 심박수 변화 등 정신질환 판단에 중요한 바이오마커도 본 실험에서 확보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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