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직면한 식량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배양육 등 인공육이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4개월간 벌써 두 차례 세포배양 닭고기의 유통을 승인했다.
미국 배양육 업체 굿 미트(GOOD Meat)는 1일 공식 채널을 통해 자사 기술로 완성한 인공 닭고기가 FDA의 정식 허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FDA가 동물 세포를 배양한 인공육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인정한 것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 번째다.
굿 미트는 이미 2020년부터 싱가포르 정부의 허가를 받고 현지 레스토랑에 세포 배양육을 공급해 왔다. 미국에서는 인공육을 시장에 유통하기 위해 FDA는 물론 농무부의 승인까지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굿 미트 관계자는 "까다로운 FDA가 안전성을 인정했다는 것은 농무부의 긍정적 답변을 기대해도 좋다는 의미"라며 "최종 인가가 날 경우 미국의 식품점에 우리 인공 닭고기가 진열될 것"이라고 전했다.
세포 배양육은 동물을 도축할 필요가 없다. 동물의 세포를 소량 떼내 실험실에서 배양한 결과물로, 영양 면에서는 일반 고기와 거의 차이가 없다. 맛 역시 기존 배양육보다 많이 좋아졌다. 굿 미트에 따르면 인공 닭고기를 접한 싱가포르 소비자의 70%는 기존 닭고기와 같거나 더 맛있다고 답했다. 현지 식당의 90%는 기존 닭고기를 배양육으로 대체할 의향을 밝혔다.
배양육 등 인공육은 식량문제를 타개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통한다. 콩 등 식물을 이용한 일명 베지미트나 동물의 세포를 활용한 배양육이 대표적이다. 지난 2월 캐나다 업체는 식물을 이용해 제작한 근섬유로 연어 고기까지 만들어냈다. 호주의 한 업체는 매머드 DNA를 활용한 미트볼을 공개했다.
학자들은 인류의 육류 소비 추세로 볼 때 가축이나 생선 등 천연 육류 공급이 이미 한계라고 본다. 육류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 닭, 돼지 등 가축을 키울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전체의 14.5%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탄소제로를 최고의 가치로 부르짖는 각국 정부 움직임에 심각하게 배치된다.
굿 미트 관계자는 "배양육은 이미 우리 식탁에 오를 준비를 모두 마친 것이나 다름없다"며 "육류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세포 배양육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만 극복한다면, 환경에도 이로운 인공육이 인류의 육류 수요를 충족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