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멸종한 주머니고양잇과 동물 태즈메이니아 타이거(Tasmanian Tiger, 태즈메이니아늑대)의 마지막 개체 흔적이 마침내 발견됐다.

호주가톨릭대학교 연구팀은 6일 공식 채널을 통해 멸종한 지 90년 가까이 지난 태즈메이니아늑대 최후의 개체 뼈와 털가죽을 호주 태즈메이니아 호바트 ‘태즈메이니아박물관&미술관(Tasmanian Museum and Art Gallery, TMAG)’에서 찾았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이 되찾은 태즈메이니아늑대 뼈와 가죽은 지금까지 알려진 최후의 개체 벤자민(수컷)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그 기록은 이미 TMAG가 1936~1937년 펴낸 미발표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연구팀은 1936년 9월 6일 호바트 동물원에서 죽은 벤자민보다 오래 살아남은 암컷의 위치를 오래 찾아 헤맸다.

TMAG를 샅샅이 뒤진 연구팀은 암컷의 뼈와 털가죽을 TMAG 연구시설 찬장에서 발견했다. 연구팀은 귀중한 동물 뼈와 가죽이 찬장에 든 것은 TMAG가 암컷을 몰래 사들인 뒤 이를 숨기려 했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

호주 고유종 태즈메이니아늑대 최후의 개체 머리뼈 <사진=TMAG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1936년 5월 중순 밀렵꾼이 나이 많은 태즈메이니아늑대 암컷을 포획해 호바트 동물원에 팔아넘긴 사실을 확인했다”며 “벤자민보다 오래 산 최후의 개체 정보가 드러나지 않은 것은 처벌받을 것을 우려해 동물원이 계약 기록을 공식적으로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태즈메이니아늑대 암컷은 죽은 뒤 박물관으로 옮겨져 연구용이 아닌 교육용 표본으로 제작됐다”며 “박제사가 껍질을 벗겨 말리고 뼈를 토막 내 다섯 장의 두꺼운 종이 위에 늘어놓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암컷 태즈메이니아늑대의 뼈와 털가죽 상태가 좋아 약간의 복원 과정을 거쳐 태즈메이니아 박물관에 전달했다. 연구팀의 빠른 조치로 박물관은 태즈메이니아늑대의 마지막 개체 뼈와 가죽을 전시 중이다.

호주 고유종 태즈메이니아늑대의 표본 <사진=TMAG 공식 홈페이지>

호주 태즈메이니아 지역 고유종인 태즈메이니아늑대는 1800년대 유럽 이주민들이 수렵한 끝에 멸종했다. 호랑이 같은 무늬가 특징인 태즈메이니아늑대는 반야행성 육식동물로 성격이 포악하지 않아 먼저 인간에게 접근하지 않는다. 다만 정착민들은 양과 소가 죽은 것이 태즈메이니아늑대 때문이라고 여겨 무차별 사냥에 나섰다. 정부도 현상금을 걸고 구제를 장려해 1936년 태즈메이니아늑대는 끝내 멸종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무지한 사람들의 잔인함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라며 “호주 정착민 대부분은 야생동물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다. 인간이 눈앞의 작은 이익에 집착한 결과 태즈메이니아늑대를 비롯해 다양한 호주 고유종의 씨가 말랐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최근 미국의 한 연구팀이 공통 조상을 이용해 태즈메이니아늑대를 복원하려다 물의를 빚었다”며 “동물학자들의 역할은 사라진 종을 되살리는 것이 아닌, 멸종 위기에 몰린 동물들을 보호할 대책을 내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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