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다수의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을 받는 중국 배우 겸 가수 크리스(우이판, 31) 지우기에 나섰다. 피해자 폭로 이틀 만에 관영 CCTV가 크리스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그의 결백 주장에 한가닥 희망을 걸었던 방송가도 빠르게 등을 돌리고 있다.
CCTV는 20일 공식 웹사이트와 웨이보 등에 올린 기사에서 “연예인은 일 외에도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 존재”라며 “많은 팬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큰 연예인들은 공적인 활동은 물론 사생활도 잘 관리해야 마땅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우이판 소동은 이미 단순한 스캔들 수준을 넘어섰다”며 “여성들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당연히 이번 사태는 죄질이 나쁜 중대 범죄로 다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드라마제작산업협회(CTPIA)도 20일 성명을 내고 “크리스가 일으킨 소동은 업계 근간을 흔들 만큼 충격적”이라며 “국가광파전시총국이 엄격히 다뤄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2018년 미디어 통합 관리를 위해 설립된 광전총국은 문제 연예인들을 엄격하게 규제하기로 유명한 기관이다. 탈세 스캔들을 일으킨 판빙빙(40)이나 대리모 출산 뒤 아이를 방치한 정솽(30)의 작품 속 얼굴을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가상인물로 뒤바꾸기도 했다.
한국 보이그룹 엑소(EXO)의 중국인 멤버로 인기를 끈 크리스는 팀 탈퇴 후 대륙으로 건너가 배우와 가수로 활동했다. 지난 5월 열애설이 났던 13세 연하 연예인 지망생 두메이주(18)가 19일 성폭행 피해를 주장, 충격을 줬다. 크리스 본인이 적극 부인했지만 추가 피해 폭로가 계속되고 정부 기관까지 비판하면서 퇴출이 유력하다.
포르쉐와 루이비통 등 크리스를 광고모델로 기용했던 회사들이 등을 돌리면서 경제적 피해도 막심하다. 두메이주의 폭로 직후 13개 회사가 계약을 해지, 이틀 만에 4억8000만 위안(약 850억원)을 날렸다. 이미지 손상을 이유로 광고주들이 소송을 걸 가능성도 충분해 추가 타격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