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타워즈(1977)'를 본 사람이라면 로봇 R2-D2가 홀로그램으로 도움을 구하는 레아 공주의 모습을 보여준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실제로 이 장면에서 영감을 얻은 과학자들이 획기적인 홀로그램 기술을 만들어냈다.
영구 브리검영대학교 전기공학자 댄 스몰리 교수는 "우리는 스타트렉의 '홀로덱(holodeck)'이나 스타워즈의 '레아 공주 프로젝터(princess Leia project)'와 같이 SF에 등장하는 디스플레이를 만들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진은 이미 지난 2018년 네이처 저널을 통해 이제까지 등장하지 않았던 신개념의 3D 홀로그램 기술을 발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광학 트랩 디스플레이(optical trap displays)'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이제까지의 3D 영상이나 홀로그램과는 차원이 다르다. 우선 이 기술은 컴퓨터를 이용한 것이 아니며 모니터가 필요 없다.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그냥 허공에 영상을 만들어낸다.
또 스타워즈의 라이트세이버(광선검)나 스타트렉에서 우주선이 발사하는 광자 어뢰 등은 단순한 CG로 물리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홀로그램은 눈에 보이는 것은 물론 물리적인 실체가 존재한다.
연구진은 눈에 보이지 않는 레이저 빔으로 작은 공 모양의 입자를 공중에 띄워 올리고 이를 원하는 모양으로 빠르게 움직인다. 이때 한쪽에서 눈에 보이는 레이저 빔이 움직이는 입자를 비추는데, 입자가 충분히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 전체 형상이 그려지는 원리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스타트렉의 우주선들이 광자 어뢰를 서로 발사하는 장면과 스타워즈의 요다와 다스베이더의 라이트세이버 결투 장면을 간단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냈다.
특히 이 기술은 실제로 존재하는 입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지켜보는 것을 넘어 사람이나 주변의 사물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를 증명하기 위해 사람의 손 위를 걸어 다니다 미끄러지는 홀로그램 로봇을 만들어 시연했다.
스몰리 교수는 "대부분 3D 디스플레이는 화면을 볼 것을 요구하지만, 우리는 공간에 떠 있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며 "이 기술을 사용하면 생생한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진은 광학 트랩 디스플레이의 제한을 넘어서기 위해 '시변 투시 투영 배경(time-varying perspective projection backdrop)'이라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원인 로저스는 "이는 움직임에 따른 눈의 시차를 이용하는 일종의 트릭으로, 이론적으로는 무한한 크기까지 디스플레이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