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활동하는 야구계 전설 장훈(81)의 도쿄올림픽 여자 복싱 선수 관련 말실수가 방송 프로그램 폐지로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일본 방송가에서는 TBS의 일요 인기 버라이어티 ‘선데이 모닝’ 폐지설이 파다하다. 트위터 등 SNS에도 ‘선데이 모닝’이 폐지된다는 네티즌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선데이 모닝’은 동시간대 시청률 15%를 유지하는 인기 방송이다. 다만 야구계의 전설적 인물 장훈이 여성 복싱 선수에 대한 실언을 연발하면서 뭇매를 맞았다.
장훈은 도쿄올림픽 폐회식이 열리던 지난 8일 TBS ‘선데이 모닝’에 출연, 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를 언급하던 중 말실수를 저질렀다.
당시 장훈은 만화를 보고 복싱을 시작해 도쿄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낸 일본 페더급 대표 선수 이리에 세나(21)에 대해 “여자 중에도 주먹다짐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실언했다.
장훈은 “시집도 가기 전에 아가씨가 서로 얼굴을 때리다니, 이런 경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실수를 이어가 진행자를 당황하게 했다.
문제의 발언에 일본 복싱연맹도 발끈했다. 방송이 나간 뒤 연맹은 장훈과 TBS 앞으로 공식 항의문을 전달했다. 연맹은 “전근대적 발언이 여성들의 스포츠 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항의문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선데이 모닝’의 폐지설과 관련, TBS는 공식 언급을 피했다. 다만 시청자가 주로 노인이어서 광고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코어 시청률이 낮은 점을 들어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방송 관계자들이 적잖다. 코어 시청률은 광고 효과가 높은 어린이부터 49세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지표다.
폐지설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사실 그간 폐지 이야기가 몇 차례 나온 방송인데 장훈의 뼈아픈 실언이 결정타가 되면서 내년 봄 개편 때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