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일본 소프트볼 국가대표 선수의 금메달을 깨물어 논란이 된 나고야 시장이 3개월치 급여 반납을 선언했다. 금메달 교환을 자비로 해결해야 하는 나고야 시장은 선수와 국민에 대한 사죄의 뜻으로 월급 반납을 결심했는데 의외로 적은 액수가 주목받았다. 

카와무라 타카시(73) 나고야 시장은 16일 정례회견을 갖고 고토 미우(20) 일본 소프트볼 대표선수의 금메달을 깨문 것에 대한 사과의 뜻으로 3개월치 월급을 반납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카와무라 시장은 “다시 한번 선수 본인과 나고야 시민, 국민에 사과하며 3개월 급여 150만엔(약 1600만원)을 반납한다”며 “경솔하고 무례한 행동으로 선수와 국민에 상처를 준 점 죄송하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직후 2ch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나고야 시장 급여가 50만엔(약 530만원)인 점이 의외라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지역 정당인 감세일본당 대표인 카와무라 시장은 2009년 나고야 시장 초선에 이어 2011년 재선, 2013년 3선, 2017년 4선, 올해 5선에 성공한 지역 스타 정치인이다.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월급 3개월치 반납을 언급하는 카와무라 타카시 나고야 시장 <사진=THE PAGE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名古屋・河村市長、“メダルかじり”あらためて謝罪 定例会見(2021年8月16日)' 캡처>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본 지자체장 급여 상위 1위는 월 166만9000엔(약 1770만원)을 받은 오사카 시장(당시 공석)이었다. 50위 히메지 시장 급여가 118만엔(약 125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나고야 시장은 확실히 적다. 나고야는 인구 규모가 일본 도시 5위 안에 들 만큼 커 더욱 의외라는 의견이 많다.

1788개 일본 지자체장의 평균 급여는 80만7223엔(약 856만원)이다. 나고야 시장 월급이 평균을 한참 밑도는 건 고위 공무원 급여 삭감 정책 때문이다. 일본의 일부 지자체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지역 경제를 감안해 자신의 급여를 삭감하고 있다. 고이케 유리코(69) 도쿄도지사 역시 급여를 72만8000엔(약 770만원)으로 줄였다. 카와무라 시장은 5선 당시 공약으로 자신의 급여 대폭 삭감을 내걸었다.  

카와무라 시장은 지난 4일 도쿄올림픽 소프트볼 금메달을 견인한 고토 미우 선수를 초청, 축하행사를 가졌다. 당시 고토 미우 선수가 목에 걸어준 금메달을 보고 “생각보다 커서 놀랐다”고 감탄한 카와무라 시장은 갑자기 마스크를 벗고 이로 메달을 깨물었다.

상황을 지켜본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시장은 다음 날 사과했다. 시청에 접수된 항의 전화와 이메일은 총 1만6000건에 달했다. 고토 미우 선수가 소속된 도요타자동차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상황이 악화되자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이례적으로 금메달 교환에 나섰다. 다만 조직위는 모든 비용을 카와무라 시장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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