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가재가 가진 엄청나게 빠르고 강한 펀치를 기계적으로 재현하는 실험이 성공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펀치의 속도와 위력을 완벽하게 옮기지는 못했지만 갯가재가 팔의 손상을 막기 위해 펀치를 뻗을 때 시간차를 둔다는 새로운 가설이 입증됐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존 폴슨 공학·응용과학대학 연구팀은 지난달 26일 유튜브 공식 채널에 올린 영상을 통해 갯가재의 펀치를 구조적으로 흉내 낸 기계장치를 공개했다.

이 기계장치는 갯가재의 곤봉 같은 앞다리를 재현했다. 지구상에 450여 종이 존재하는 갯가재 가운데는 곤봉 모양의 앞다리를 가진 종이 있는데 파괴력이 엄청난 펀치를 재빠르게 뻗어 게의 껍질이나 산호를 박살낸다.

초속 23m의 빠르고 강한 펀치를 가진 갯가재 <사진=Harvard John A. Paulson School of Engineering and Applied Sciences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Robot mimics the powerful punch of the mantis shrimp' 캡처>

갯가재 앞다리가 뿜어내는 힘은 근육이 아닌 특이한 구조에서 비롯된다. 갯가재 앞다리는 활과 같은 탄성 구조를 가졌는데, 팽팽하게 당겨진 활을 놓는 순간 순식간에 원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속도와 힘을 만들어낸다.

연구팀이 기계구조를 만든 건 갯가재 앞다리가 힘과 속도를 내는 비결이 특이한 구조와 시간차라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다.

실험 관계자는 “갯가재 앞다리에는 근육에 의해 당겨지는 안장 같은 부분이 있는데 활의 시위 역할을 한다”며 “이 안장을 고정하는 일종의 걸쇠도 있어 활시위를 최대로 당기는 것처럼 휨성을 유지한다. 걸쇠가 해제되면 에너지가 순식간에 방출되면서 핵펀치를 뻗어낸다”고 설명했다.

갯가재 앞다리를 재현한 기계장치 <사진=Harvard John A. Paulson School of Engineering and Applied Sciences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Robot mimics the powerful punch of the mantis shrimp' 캡처>

연구팀은 이 기계장치를 수중과 공기 중에서 각각 실험했다. 갯가재 앞다리를 닮은 구조 덕에 걸쇠가 해제되면서 엄청난 가속력을 얻는 사실이 확인됐다. 수중에서는 진짜 갯가재 펀치보다 못했지만 공기 중에서 초속 25.928m의 고속 펀치를 날릴 수 있었다. 실재 갯가재의 수중 펀치 속도는 초속 23m이며, 공기 중에서는 오히려 속도가 크게 줄어든다. 

실험 관계자는 “개구리 다리나 카멜레온의 혀, 개미의 턱 등도 비슷한 구조”라며 “다만 갯가재는 조금 특이한데, 걸쇠가 해제되고 펀치가 풀릴 때 시간차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쉽게 말하자면 손을 떼면 당겨졌던 활시위가 즉시 돌아가지 않고 잠시 시간차가 생긴다”며 “갯가재의 앞다리 전체가 이런 2차 걸쇠 같은 잠금구조인 이유를 현재 명확하게 밝히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갯가재 앞다리 자체가 걸쇠처럼 작용하는 것이 강펀치의 비결이면서 일종의 안전장치라고 추측했다. 펀치를 뻗을 때 앞다리에 걸리는 엄청난 부하를 줄이기 위해서라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갯가재가 뻗는 펀치의 위력은 22구경 총알과 맞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뻗는 속도가 워낙 빨라 수중에 공동현상(cavitation, 압력의 급격한 변화로 수중에 기포가 발생하는 현상)을 일으키며, 이 때문에 사냥감이 기절하거나 죽기도 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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