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백색왜성의 표층에서 수소로 인한 안정적인 핵융합이 일어나는 것으로 관측됐다. 그간 백색왜성은 스스로 핵융합을 일으킬 수 없다고 여겨져 왔기에 학계가 충격에 빠졌다. 

이탈리아국립천체물리학연구소(INAF) 연구팀은 허블망원경을 통해 관측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부 백색왜성 표층에 남은 수소가 안정된 상태로 연소 반응을 일으켰다고 지난 6일 발표했다.

비교적 가벼운 항성이 수명을 다한 백색왜성은 스스로 핵융합을 일으키지 못하고 남은 열로 빛날 뿐이라고 생각돼 왔다. 이번 분석 결과는 이런 백색왜성에 대한 그간의 학계 인식과 불일치한다. 때문에 연구팀은 백색왜성의 나이나 그것을 기초로 추정된 구상성단 및 산개성단의 연령을 재검토해야 할지 모른다는 입장이다. 

항성은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며 사멸하지만 질량이 태양의 8배 이하인 비교적 가벼운 항성은 초신성에 이르지 못한다. 적색거성으로 진화한 단계에서 외부 층에서 가스를 방출한 후 중심핵 부분이 백색왜성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백색왜성의 개념도 <사진=pixabay>

연구팀은 허블 우주망원경의 광시야 카메라3(Wide Field Camera3, WFC3)를 이용해 은하에 위치한 2개 구상성단 M3 및 M13의 백색왜성을 근자외선 파장을 이용해 관측했다. M3와 M13은 별의 나이는 물론 금속 함유량이 비슷해 별의 종족 비교에 자주 이용된다.

관측 도중 연구팀은 M3의 백색왜성은 모두 일반적인 반면 M13의 백색왜성들 중에는 얇은 수소 표층을 가진 것이 혼재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항성 진화 시뮬레이션과 비교한 결과, M13의 백색왜성 중 약 70%는 표층에서 안정된 수소 연소가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백색왜성이 안정된 열핵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는 증거가 이번에 처음 관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표층에서 안정된 수소 연소를 일으키는 백색왜성이 M13에는 있지만 M3에는 없는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별의 질량을 꼽았다. 즉 백색왜성으로 변화한 항성의 질량이 수소 연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M3과 M13 구상성단의 백색왜성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 관계자는 “최후를 맞게 된 항성이 무거울 경우 대류를 통해 바깥층 수소가 안쪽으로 이동해 연소, 백색왜성에는 수소가 남지 않는다”며 “이에 비해 비교적 가벼운 별은 바깥층의 수소가 안쪽으로 옮겨지지 않는 듯하다. M13의 별들은 M3에 비해 약간 가벼운 경향이 있어 백색왜성에 수소가 남기 쉬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INAF 연구팀은 이번 데이터 분석 결과가 맞다면 지금까지 관측된 백색왜성의 나이를 다시 계산해야 할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보통 백색왜성의 나이를 표면 온도에 기반해 추정해 왔기 때문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표면온도가 낮을수록 나이가 든 백색왜성이라고 여겨왔지만 표층에서 안정적인 수소 연소가 계속되면 실제보다 어린 별로 추측될 수도 있다”며 “그 오차는 최대 10억년까지 벌어질 수 있다. 더욱이 성단의 평균 나이를 백색왜성으로 추정하는 만큼 이번 발견은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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