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도쿄 TBS 방송국 부지 내에서 40대 남성에 습격당한 일본 배우 겸 감독 키타노 타케시(74)가 아찔했던 당시 상황을 털어놨다. 키타노 타케시가 피습 당시 롤스로이스에 탔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차량에 대한 관심도 집중됐다.
키타노 타케시는 11일 방송한 TBS 정보프로그램에서 이달 4일 밤 발생한 아찔한 습격 사건의 전말을 공개했다.
키타노 타케시는 지난 4일 밤 11시40분경 도쿄 미나토구의 TBS 방송국 부지 내에서 차량에 탄 채 40대 후반 남성의 습격을 받았다. 당시 남성은 곡괭이를 휘둘러 차량 앞 유리를 파손시켰다. 다만 키타노 타케시를 비롯해 차량에 탔던 관계자들은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
이에 대해 키타노 타케시는 “방송을 마치고 나와 차량 뒷좌석에 앉아 있었는데 웬 괴한이 달려와 곡괭이로 차 앞 유리를 강타했다”며 “유리에 전체적으로 금이 갔지만 크게 깨지지는 않았다. 일부 튄 유리 파편에 귀 언저리를 맞았고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남자는 곡괭이로 10차례 넘게 유리를 때려댔다”며 “깨진 파편이 날아오는데 마치 제가 만들던 누아르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돌아봤다.
키타노 타케시가 사건 당시 탔던 차량은 롤스로이스 팬텀이다. 1925년 첫 등장한 롤스로이스의 최고급 리무진으로 뛰어난 힘과 정숙성, 주행성능은 물론 내구성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팬텀은 완벽한 소음 차단을 위해 차음제만 130㎏을 동원할 정도로 깐깐한 공정을 거친다. 흔한 알루미늄 조인트마저 수제로 제작된다. 타이어 내부에는 특수 발포체를 넣어 소음과 진동을 줄인다. 룸 미러 뒤에 장비된 카메라로 차체와 바퀴의 가속도, 스티어링 정보를 실시간으로 계산해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키타노 타케시를 지켜준 롤스로이스의 내구성 역시 유명하다. 차량 정보를 보여주는 각종 계기반을 비롯해 12.3인치 스크린까지 모두 강화유리로 덮었다. 곡괭이에 맞아 깨진 앞 유리 역시 특수 제작된 강화유리다. 일반 차량 유리였으면 곡괭이 한 번에 박살 났을 거라는 게 키타노 타케시 설명이다.
이런 우수한 성능 덕분에 팬텀은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95)을 비롯해 존 레논, 데이비드 베컴(46) 등 유명 인사들이 오랜 세월 사랑한 차로 유명하다. 가격은 엔트리 모델이 일본 기준 5460만엔(약 5억8000만원)이다.
키타노 타케시는 페라리 458 이탈리아와 599,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60-4, 포르쉐 911 터보 등 다양한 슈퍼카를 소유하고 있다. 팬텀을 사려다 한차례 거절당한 일화도 유명하다. 키타노 타케시는 “젊은 시절 숱한 고생을 하면서도 팬텀을 언젠가 타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겨우 차량을 살 돈이 생겨 구입하려 했는데 ‘이미지가 우리 회사와 맞지 않는다’며 롤스로이스 쪽 심사에 떨어진 적이 있다”고 웃었다.
한편 키타노 타케시를 습격한 남성은 야쿠자 조직원 출신으로 밝혀졌다. 과거 연예계에 입문하고 싶다며 키타노 타케시에게 부탁했다가 거절당하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