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간 함께 지낸 반려견이 앞을 못 본다는 사실을 뒤늦게 눈치챈 영국 여성의 사연에 관심이 집중됐다.
영국 케임브리지셔 워터비치에 거주하는 제인 다운스(69)라는 여성은 25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해 2월 동물보호센터에서 입양한 보더 콜리 데이브의 신기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남편 믹(78)과 노년을 보내던 제인 다운스 씨는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반려견을 찾던 중 데이브에 운명적으로 끌렸다. 제인 다운스 씨는 “동물보호센터에서 데이브를 보자마자 마음이 가더라”며 “데이브 역시 우리가 좋았던지 차 위로 뛰어올라왔다”고 돌아봤다.
즉시 데이브를 데리고 온 제인 다운스 씨는 새 인생을 사는 듯 즐거웠다. 매일 아침 데이브와 산책하는 게 낙이 됐다. 가끔 집안 구조물에 데이브가 부딪혔지만 보더 콜리가 헛간에서 주로 지내는 목양견이기 때문이겠거니 생각하고 넘겼다.
10개월 여가 지난 지난해 12월, 데이브와 외출을 나갔던 제인 다운스 씨는 반려견이 동물보호센터 문턱에 걸려 넘어지자 문득 눈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수의사에게 데이브를 보인 그에게 놀라운 답변이 돌아왔다.
의사에 따르면 데이브는 태어날 때부터 망막이 발달하지 않은 희귀병을 갖고 있었다. 새끼 무렵부터 앞을 전혀 볼 수 없다는 게 의사 설명이었다. 그제서야 제인 다운스 씨는 가끔 데이브가 집안 이곳저곳에 부딪힌 원인을 알았다.
제인 다운스 씨는 “처음 센터에서 입양할 때 건강상 문제가 없다고 들었다”며 “데이브를 진찰한 수의사조차 어떤 이상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데이브의 눈 상태를 정밀 진단한 케임브리지대학교 데이비드 윌리엄스 교수는 “두 가지 장애물 테스트와 망막 검사 결과 데이브는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장애물을 피해 다녔다”며 “33년간 동물의 눈을 연구했지만 데이브의 행동은 설명이 안 된다.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교수는 “데이브는 앞을 전혀 못 보지만 마치 눈이 보이는 것처럼 행동한다. 어쩌면 육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며 “10개월 동안 매일 아침 산책을 했고 물웅덩이도 알아서 피했다니 신기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이윤서 기자 lys@sptu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