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둔 엄마들로 구성된 미국 보수단체가 교과서에 실린 해마의 교미가 외설적이라며 규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단체는 문제의 교과서를 학교에서 퇴출하라고 4개월 가까이 주정부를 압박 중이다.

27일 테네시 주정부에 따르면 보수단체 ‘맘스 포 리버티’는 일부 초등학교에서 사용 중인 교과서 내용이 학생들이 받아들이기 외설적이라며 규제를 촉구하고 있다.

이 단체는 해마의 짝짓기를 묘사한 초등학교 교과서가 성적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아이들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언급한 교과서에는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는 삽화와 짤막한 글로 암수 해마가 교미, 산란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이 책에는 “수컷과 암컷 해마는 서로 꼬리를 얽어 부드럽게 회전하고 몸의 색을 바꾼다” “두 해마는 일몰까지 춤을 계속 추며, 암컷은 수컷의 주머니 안에 알을 낳는다” “번식기 해마는 몇 주마다 짝짓기를 한다” “새끼를 기르는 주머니를 가진 것은 수컷뿐이고 알은 암컷이 낳는다” 등 표현이 들어가 있다.

미국 보수단체가 문제 삼은 초등학교 교과서 속 해마의 짝짓기 <사진=Carley Baggs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Sea Horse: The Shyest Fish in the Sea' 캡처>

학교는 교과서 내용이 전혀 문제 없다는 입장이지만 맘스 포 리버티 쪽도 완강하다. 이 단체는 지난 5월 테네시 주정부가 인종과 관련된 주제를 공립학교에서 못 가르치도록 법이 개정된 점을 들어 외설적 교과서도 퇴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맘스 포 리버티는 무려 11쪽짜리 편지를 주 교육위원회에 보내 해마의 교미 과정은 8학년(중학교 2학년) 이상이 접할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해마 외에도 마틴 루터 킹의 책이 인종갈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19세기 초 사과 씨를 심은 유명한 묘목상 조니 애플시드(존 채프먼)의 책 내용이 지나치게 어둡다고 비판했다. 허리케인을 다룬 과학책은 초등학생에게는 너무 부담되는 파멸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단체가 규제를 요구한 초등학교 교과서는 무려 31권이다. 주 교육위원회는 맘스 포 리버티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는 반박도 만만찮아 이 사안을 신중하게 검토할 방침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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