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실현될지 모를 행성 이주를 위해 다방면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지구를 대체할 행성을 찾는 작업만큼이나 우주 공간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주의 극미 중력(microgravity)이 인체에 주는 영향은 여러 가지인데, 신체 활동의 중심인 허리에 특히 좋지 않다는 연구논문이 이어져 주목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 2010년 실행한 연구에 따르면, 우주 공간으로 나간 사람은 지구에서보다 허리에 특히 부담을 받게 된다.

사람의 등뼈는 정상적일 때 S자로 약간 커브를 그린다. 다만 극미 중력 상태에 오래 노출되면 이 커브가 곧게 뻗어버린다. 원래 등뼈는 S자 커브를 통해 체중을 견디고 유연성을 유지하며 충격을 어느 정도 흡수하지만 곧게 뻗어버리면 등뼈가 불안정해져 이런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

우주 공간의 극미 중력은 허리에 많은 부담을 준다. <사진=pixabay>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연구팀이 지난 5월 발표한 논문 역시 NASA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들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우주비행사들은 중력의 급격한 감소와 급격한 가·감속 비행, 방사선 증가 등으로 지구에서보다 심한 요통을 겪었다.

연구팀이 772회의 우주비행을 분석한 결과 비행사의 52%가 우주로 나간 뒤 25일 후 다양한 유형의 허리 통증을 경험했다. 이 중에서 80%가량은 경증이었지만 작업에 지장을 줄 정도였다. 보다 극심한 요통을 호소하는 비행사도 있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 관계자는 “군용 헬기 조종사와 여객기 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급격한 중력 변화를 경험한 뒤 절반가량이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며 “아예 몸이 둥실 떠다니는 극미 중력 공간은 일반적인 비행 환경보다 허리에 해롭다. 우주비행사 2명 중 1명은 요통으로 괴로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주 공간은 인체에 요통 위험 증가 외에도 다양한 영향을 준다. <사진=pixabay>

NASA는 우주인의 허리 보호를 위해 특수 우주복 개발을 진행 중이다. NASA 관계자는 “핵심은 우주비행사의 척추에 가해지는 부하를 지구에 있을 때와 같은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라며 “이를 별도의 장치나 우주복 구조 등을 통해 실현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언급했다.

이어 “NASA는 물론 유럽우주국(ESA)나 러시아연방우주국(로스코스모스) 등도 비행사 요통을 예방하는 아이소메트릭(등척성 근수축)이나 스쿼트, 런지, 벤치프레스 등 운동을 권장한다”며 “마사지나 비타민D에 중점을 둔 영양식을 제공하는 한편 신경이나 근육에 대한 전기 자극 또는 음압장비 등 부가적 조치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연구에서 우주의 극미 중력은 요통뿐 아니라 인체에 다양한 변화를 야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것이 골밀도와 근육량의 감소, 장기 기능 저하다. 면역력이 점차 떨어지고 심혈관 건강이 악화되며 심지어 유전자 변형까지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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