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이 사망한 미국 음악 페스티벌 참사와 관련, 관객 무질서를 방조한 의혹을 받는 래퍼 트래비스 스캇(29)이 또 피소됐다. 이번엔 혼수상태에 빠진 9세 소년의 부모가 그를 고소했다.
E.B.라는 이니셜만 밝혀진 소년의 부모는 10일 변호사를 대동한 채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6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음악 페스티벌 ‘애스트로월드’를 관람하다 부상당한 아들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소년의 부모가 고소한 대상은 압사 사고가 벌어진 무대에 섰던 트래비스 스캇과 그가 2017년 설립한 레이블 캑터스 잭, 트래비스의 소속사, 이번 행사의 추최사 라이브네이션 엔터테인먼트 등이다.
부모에 따르면 소년은 트래비스 스캇의 공연 당시 관객이 한꺼번에 무대 앞쪽으로 몰리며 벌어진 사고에 휘말려 온몸을 크게 다쳤다. 현재 생명 유지 장치를 부착한 채 집중치료를 받고 있으며, 갖은 조치에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부모의 변호사는 “트래비스 스캇 등 이번 공연의 주최자들이 관객 무질서를 선동한 정황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며 “현장의 경비원 및 의료진 배치가 미비했고 안전시설도 확보되지 않은 만큼 이번 사고는 명백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욱이 심각한 건 무대를 꾸민 트래비스 스캇이 관객 무질서를 선동, 방조했고 사태가 벌어진 걸 알면서도 퍼포먼스를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사회에서는 보다 열광적인 무대를 위해 관객 혼란을 야기하는 일부 퍼포머들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학부모는 “콘서트와 음악축제는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안전한 장소이자 통제된 환경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대 자녀를 둔 여성은 “과열된 분위기를 조장하는 퍼포머들은 공연계에서 퇴출해야 마땅하다”고 역설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6일 ‘애스트로월드’ 퍼포머로 참가한 트래비스 스캇의 무대 도중 팬들이 무대 앞쪽으로 몰리며 벌어졌다. 순식간에 관객이 깔리면서 8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쳤다. TMZ에 따르면 현재 트래비스 스캇 등 공연 주최자들에게 7건의 소송이 제기된 상태다.
사고 당시 팬들이 몰리는 걸 제지하려 했다는 트래비스의 주장이 목격자 증언에 따라 거짓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음악팬들의 비난도 계속됐다. 사고 직후 구급대원이 뛰어 들어가는 영상을 SNS에 올렸던 트래비스의 연인이자 모델 카일리 제너(24)에 대한 시선 역시 곱지 않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