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어린이의 40%가 핫도그를 채소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아이들이 피자를 채소로 분류한 과거 조사와 일맥상통하는 결과여서 주목된다.

미국 퍼먼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환경심리학 저널(Journal of Environmental Psych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어린이 약 40%가 동물성 식품을 식물성으로 잘못 구분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남동부 대도시권에 사는 4~7세 어린이 17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식품을 동물 베이스와 식물 베이스로 분류하라는 질문에 36~41%의 아이들이 치즈, 베이컨, 소시지, 핫도그, 치킨너깃, 새우, 햄버거 등 유제품과 육류, 수산물을 모두 채소류라고 답변했다. 참가자 절반가량은 감자튀김을 동물유래 식품이라고 잘못 분류했다. 

설문 결과에 대해 연구팀 관계자는 “식품의 기원에 대한 아이들의 지식이 부족한 것은 해당 식재료의 공급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미국에서는 농장에 사는 아이 수가 해마다 감소하는 등 축산 현장에 대한 지식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어린이 40%는 핫도그를 식물유래 식품으로 인식했다. <사진=pixabay>

이 관계자는 “최근 젊은 보호자들은 식품 제조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아이에게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며 “육가공 식품이 어디서 유래하는지 아이들이 알기에는 잔인하다고 생각하는 부모도 적잖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학교 역시 어떤 식품을 먹어야 하는지 가르치면서도 음식을 구성하는 동식물이 어떻게 자라고 어떻게 식품이 되는지는 상세히 알려주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요즘 부모는 물론 교사들은 베이컨이나 소시지가 어떻게 만들어져 식탁에 오르는지 아이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며 “심지어 일부 부모나 교사는 잔인하다는 이유로 동물성 식품의 유래를 거짓으로 전달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쇠고기와 닭고기 등 육류를 먹을 수 없는 식재료로 인식하는 아이도 많았다. <사진=pixabay>

더욱 놀라운 것은 아이들이 무엇을 먹을 수 있고 그럴 수 없는지 구분한 조사 결과다. 소와 돼지, 닭, 생선, 말, 고양이, 원숭이, 개, 애벌레, 토마토, 오렌지, 풀, 흙 등을 나열하고 먹을 수 있는 것을 분류하라고 한 결과 3분의 2 이상은 소와 돼지, 닭을 먹을 수 없다고 답변했다.

실험 관계자는 “선별 작업 결과는 아이들의 지식뿐만 아니라 육류 소비에 대한 태도도 성인의 그것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많은 아이들이 쇠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를 먹고 있지만 그것이 각각 어디서 유래하는지 모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식육에 대한 중요성을 제때 이해시키지 않으면 일단 몸에 밴 식생활이나 생각을 나중에 고치는 것은 어렵다”며 “영양의 균형과 식사 매너, 식재료에 감사하는 마음을 길러주는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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