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시리즈를 상징하는 가공의 스포츠 퀴디치(Quidditch)를 본뜬 실제 경기의 명칭이 바뀐다. 원작자 조앤 K.롤링(56)의 계속되는 실언 때문에 작품과 거리를 두겠다는 협회의 결정 때문이다.

영화 ‘해리포터’ 속 마법 경기 ‘퀴디치’를 현실로 옮겨 리그전을 펼쳐온 전미 퀴디치(US Quidditch)와 메이저리그 퀴디치(Major League Quidditch)는 20일 공식 채널을 통해 새로운 경기 명칭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퀴디치는 ‘해리포터’ 속 주요 배경인 마법학교 호그와트에서 벌어지는 전통적인 경기다. 양팀 선수들은 마법 빗자루를 타고 공중을 날면서 퀘이플을 골대에 넣거나 골든 스니치를 잡아 승부를 가린다. 

'해리포터' 속 퀴디치 경기 <사진=워너브러더스>

소설과 영화 ‘해리포터’의 엄청난 흥행 덕분에 퀴디치는 2005년 실제 스포츠로 개발됐다. 공중을 날지는 못하지만 가능한 원작의 분위기와 규칙을 살려 필드 게임으로 재탄생했다. 전미 퀴디치와 메이저리그 퀴디치는 현실판 퀴디치 경기를 정기적으로 진행해 왔다. 

두 리그가 게임 명칭을 바꾸는 이유는 두 가지다. 영화 판권을 가진 워너브러더스가 퀴디치를 상표로 등록했기 때문이다. 전미 퀴디치 관계자는 “워너가 소유한 명칭은 스포츠로서 퀴디치의 저변 확대를 제한하는 요소”라며 “물론 협찬을 받거나 방송을 타기는 유리하지만 진정한 성장을 위해서는 명칭을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이유는 조앤 롤링의 계속되는 설화다. ‘해리포터’의 원작자로 영화 제작에도 깊이 관여한 조앤 롤링은 그간 잇단 백인우월·인종차별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2005년 고안돼 리그전이 열리고 있는 영화 속 퀴디치 <사진=US Quidditch 공식 홈페이지>

특히 조앤 롤링은 “생물학적 성별은 바꿀 수 없다” 등 트랜스포비아적 발언으로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처음에는 조앤을 감싸던 다니엘 래드클리프(33) 등 ‘해리포터’ 배우들도 이제는 진저리를 치는 상황이다.

전미 퀴디치 관계자는 “명칭 변경을 통해 근래 따가운 시선을 받는 조앤 롤링과 거리를 둘 수 있기를 바란다”며 “우리 경기는 필드에서 동시에 뛸 수 있는 같은 성별의 선수 인원을 제한하는 등 젠더 규정을 갖고 있다. 젠더 평등과 포괄성이라는 점에서 가장 진보된 스포츠”라고 주장했다.

두 단체는 향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명칭을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퀵볼(Quickball)’과 ‘퀴드스트라이크(Quid strike)’ ‘쿼드라볼(Quadraball)’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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