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퇴역하는 허블 우주망원경에 이어 우주 탄생의 신비를 파헤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마침내 우주 공간에 안착했다.
JWST는 아리안5 로켓에 장착된 채 25일 오후 9시21분(한국시간) 프랑스령 기아나 유럽우주센터에서 힘차게 솟아올랐다. 1996년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래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JWST는 올해 들어서만 몇차례 발사 스케줄을 연기한 끝에 크리스마스 저녁 드디어 우주로 향했다.
예정된 시각에 카운트다운 거쳐 발사된 아리안5 로켓은 상공을 두껍게 뒤덮은 구름 속으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각국 방송사는 물론 NSAS와 ESA 공식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생중계된 JWST 발사 상황은 우주개발의 중요한 이벤트인 만큼 지구촌의 시선이 쏠렸다.
예정된 고도로 우주 공간으로 진입한 JWST는 발사 27분17초 만에 아리안5 로켓의 마지막 추진체에서 완전히 분리됐다. 순간 기아나 유럽우주센터 관제실에서는 "고 웹(Go Webb)"이라는 환호성과 함께 박수가 터졌다.
지난 30년간 우주 곳곳의 비밀을 풀어준 허블 우주망원경과 임무 교대하는 JWST는 제작기간 약 25년, 제작비 약 100억 달러(약 12조원)가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다. 주된 임무는 약 138억년 전 빅뱅 이후 초기 우주의 관측과 외계 생명체 및 행성 탐사다.
JWST는 여러모로 허블의 업그레이드에 중점을 뒀다. 우주를 생생하게 담아낼 주경의 크기는 무려 6.5m로 허블의 3배에 달한다. 2.4m 단일 반사경을 가진 허블과 달리 JWST는 육각형의 황금색 반사경 18개를 이어붙인 거대한 주경을 갖췄다.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관측이 가능했던 허블과 달리 적외선 관측에 초점을 두고 설계됐다.
심우주를 관측할 목적으로 발사된 JWST는 최종 목적지에 안착할 경우 허블의 고도(지구로부터 약 540㎞)보다 무려 2700배 넘는 라그랑주 점 L2 인근에 배치된다. L2 지점을 중심으로 지구의 공전궤도면의 직각 궤도를 돌며 계획된 미션에 나선다. ESA가 2013년 발사한 가이아 우주망원경도 이 부근에서 관측 활동 중이다.
L2 부근은 지구로부터 약 150만㎞ 떨어진 지점이다. 우주왕복선이나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통해 제어되던 허블과 달리 예상 밖의 고장이 발생할 경우 사실상 방치 상태가 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