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풍미한 대만 가수 덩리쥔(등려군)이 컴퓨터그래픽(CG) 기술로 부활했다.
장쑤위성TV는 지난해 12월 31일 기획한 연말 특집 송년 콘서트에서 1995년 사망한 등려군의 영상을 깜짝 공개했다.
중국 가수 저우쉰(29)과 듀엣곡을 소화한 등려군은 자신의 히트곡 일부를 들려주고 올드팬들에 새해 인사를 건네 시선을 사로잡았다.
투명하고 애절한 음색으로 명성을 얻으며 10대에 이미 '아시아의 가희'로 발돋움한 등려군은 중화권은 물론 일본과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끌었다.
대표곡으로는 인도네시아 민요를 편곡한 '첨밀밀'이 있다. 영화 '타락천사'의 OST로 사용된 관숙이(56) 버전의 '망기타'도 등려군의 노래다. 그가 부른 '월량대표아적심'은 원창자 진분란(78)과 또 다른 분위기로 각광받았다. 야마구치 요시코와 주선의 노래를 자신의 분위기로 바꾼 '야래향'과 '하일군재래'도 유명하다.
등려군은 가수로 활약하면서 당시 문화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나카모리 아키나(57)를 모델로 한 1984년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히로인 린 민메이가 등려군의 이미지도 적잖게 차용했다는 의견도 많다.
북한에까지 이름을 알렸던 등려군은 1995년 태국 치앙마이의 호텔에서 돌연 숨져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공식적인 사인은 천식으로 인한 호흡부전으로 전해졌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