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이(NASA) 외계생명체 발견에 대비해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새삼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해 말 발사된 차세대 천체 관측기구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임무를 위해 순조롭게 비행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말 NASA 소속 학자들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총 7단계(레벨1~7)다. 이 가이드라인은 인류가 언젠가 외계생명체를 실제 발견했을 때를 가정해 작성돼 상당한 이슈가 됐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등 관측 장비를 통해 외계생명체의 흔적이 감지됐다고 가정하자. NASA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학자들은 레벨 1단계에 의거, 흔적이 정확히 생물 활동에서 유래한 것인지 판명한다.

이어 레벨 2에서 이 흔적의 오염 가능성을 진단한다. 레벨 3에서는 생명체 흔적을 입증할 실제 생물학적 증거 수집 및 예측 가능성 조사가 이뤄진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발사가 성공하면서 NASA가 내놓은 외계생명체 발견 단계별 가이드라인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인간과 외계인의 공존과 갈등을 그린 '디스트릭트9' <사진=영화 '디스트릭트9' 스틸>

레벨 4에서는 생물체 흔적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는 비생물학적 원인들을 판별한다. 레벨 5에서는 검출된 생물이 만들어낸 다양한 독립적 흔적을 조사한다. 대략 여기까지 통과하면 외계생명체 발표가 공식적으로 이뤄진다.

학자들은 레벨 6에 이르러 외계생명체 발표 후 제시된 대립가설들을 집중 조사한다. 새로운 관측 요소들에 의해 대립가설이 모두 검증될 때 비로소 7단계로 나아가며, 예측된 생물학적 행동이 독립적 추적조사에서도 관측되는지 알아보게 된다.

지난해 12월 25일 아리안5 로켓에 탑재된 채 발사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적외선 관측 방식으로 과거 30년간 허블이 미처 캐내지 못한 우주의 비밀을 들여다본다. 우주 탄생의 순간을 향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암흑물질(다크매터)을 비롯한 다양한 우주 구성 물질의 수수께끼를 푸는 것은 물론,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밝힐지 관심이 쏠린다.

NASA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은 외계생명체 발견이 그만큼 예전보다는 현실로 다가왔다는 걸 의미한다. 공표 당시 NASA는 “우리 세대에서 지구 밖의 생명체가 발견될 가능성은 현실적”이라며 “정말 때가 온다면 이를 세상에 정확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공언했다.

NASA가 외계생명체 조사 가이드라인을 내놓게 된 계기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사진=노스럽그러먼>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지구인이 우주의 유일한 생명체인지 의문은 매우 중대하며, 그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커 관측 결과가 의도한 것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사회적 동요나 대중의 오해를 유발하지 않기 위해 마련된 안전장치”라고 설명했다.

NASA의 가이드라인은 외계생명체를 포함한 미지의 존재들을 대중에 알리려는 학자들의 노력으로 평가된다. 최근 미국 정부가 미확인항공현상(UAP, 미확인비행물체와 같은 개념) 조사를 전담할 새 조직을 꾸린 점도 대중의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한편에선 이런 가이드라인이 있다고 해서 미국이나 유럽 각국 정부가 외계생명체의 존재나 흔적을 실제로 공표할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도 여전하다. 로스웰 사건 등 그간 수많은 은폐 공작을 펼친 미국 정부가 하루아침에 달라졌을 리 없다는 학자들도 적잖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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