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영국에 떨어진 운석에 생명체를 구성하는 기본 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운석을 면밀히 분석하면 태고의 지구 생명체 탄생의 비밀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학자들은 기대했다.

영국 로열홀러웨이대학교와 런던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9일 국제 학술지 'Meteoritics and Planetary Science'에 소개된 논문에서 2021년 회수된 일명 '윈치컴 운석'에서 생명에 필수적인 유기화합물 아미노산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 운석은 2021년 2월 28일 입수됐다. 이날 영국 남서부 글로스터셔 윈치컴에 유성이 떨어졌는데, 이후 수많은 운석 파편이 발견됐고, 이를 '윈치컴 운석'이라고 부른다.

연구팀이 분석한 운석은 4개다. 지구로 낙하한 지 12시간 내에 신속하게 수거된 것들이다. 덕분에 이 운석들은 지구의 물질이 많이 섞이지 않아 귀중한 샘플로 대접받는다.

윈치컴 운석 샘플을 보여주는 연구원 <사진=런던대학교·로열홀러웨이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운석을 조사한 연구팀은 함유된 아미노산이 다른 같은 유형의 운석에 비해 10%가량으로 상당히 적은 점에 주목했다. 특히 아미노산 중에는 지구에는 아주 희귀한 종류도 포함돼 운석이 지구 밖에서 보여줬다.

조사 관계자는 "아미노산과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의 비율이 다른 운석과 상당히 달랐다"며 "운석의 성분이 고체 암석으로 완전히 변하지 않는 등 독특한 특징도 가졌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윈치컴 운석'의 구조가 워낙 약해 회수된 것이 단 600g이고, 일정량 필요한 분석은 이뤄지지 않은 점은 인정했다. 그럼에도 이 운석들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것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조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운석과 마찬가지로 윈치컴 운석은 원래 소행성의 일부였다가 소행성 간의 충돌로 궤도가 바뀌면서 지구 대기에 돌입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규산염 광물을 주요 조성으로 하는 운석을 콘드라이트라고 하는데 윈치컴 운석은 탄소가 풍부한 탄소질 콘드라이트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태고의 지구에 첫 생명체가 등장한 과정은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사진=pixabay>

이어 "영국에서 탄소질 콘드라이트 운석이 입수된 것은 30년 만"이라며 "특히 윈치컴 운석은 그중에서도 지금까지 수십 개밖에 발견되지 않은 매우 희귀한 구성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운석의 근원이 된 소행성에 물이 있었음이 확실하며, 그로 인한 화학반응이 생명의 기본 물질인 아미노산과 단백질을 많이 만들어 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파악했다. 이런 소행성을 면밀히 연구할 수 있다면, 지구 생명체 기원의 비밀에도 접근 가능하다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조사 관계자는 "윈치컴 운석에 포함된 유기물은 태양계 탄생 시 단순한 화학반응이 어떻게 생명의 기원이 됐는지 들여다보는 출발점"이라며 "생명의 근원인 유기분자의 발견으로 아직 생명이 탄생하기 전의 지구의 환경도 이해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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