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벼우면서 강철보다 최대 15배 강한 소재로 짠 서핑 수트가 등장했다. 애초에 식인 상어들 중 가장 포악하고 위험한 백상아리를 대상으로 제작된 의상이어서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킥스타터는 최근 호주 잠수복(wetsuit) 스타트업 ‘샤크 스톱(Shark Stop)’이 개발한 동명 서핑 수트가 목표액에 도달, 판매를 앞뒀다고 소개했다.

‘샤크 스톱’은 상어에게 습격당해 목숨을 잃는 서퍼가 점점 늘어나면서 만들어졌다. 서퍼가 아니더라도 바다와 관련된 작업을 수행하는 잠수부나 어부, 선원, 군인들에게 적합하다는 게 업체 설명이다.

이 의상의 핵심은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ltra-high-molecular-weight polyethylene, UHMWPE)이다. 폴리에틸렌의 일종인 UHMWPE는 분자량이 상당히 높고 긴 사슬을 구성하는 중합체들 덕분에 충격 분산에 유리하다. 분자끼리 결합이 워낙 튼튼해 의상으로 제작하면 착용자가 큰 충격에 견딜 수 있다.

다이버 및 서퍼들을 위해 개발된 '샤크 스톱' <사진=샤크스톱 공식 홈페이지>

강철의 8~15배 강성을 나타내는 UHMWPE는 중량 당 강도가 방탄복에 사용되는 케블러보다 50% 높다. 여기에 내충격성과 내절단성이 뛰어나고 내마모성의 경우 테플론 소재보다 우위를 보인다. 구조적으로 밀도가 낮아 경량 의상을 제작하기가 유리하다.

4년 간의 연구기간을 거쳐 완성된 ‘샤크 스톱’은 호주 플린더스대학교 연구팀이 진행한 성능 테스트를 통과했다. 연구팀은 현재 시판되는 기능성 섬유들과 종합 비교한 결과 ‘샤크 스톱’이 내충격·내절단·내마모성 면에서 상당한 장점을 가졌다고 결론 내렸다.

이를 입증하는 실험은 다소 과격했다. 연구팀은 ‘샤크 스톱’의 각부에 활용되는 UHMWPE 섬유를 실제 바다에 빠뜨리고 백상아리가 물도록 테스트했다. 상어는 여러 겹의 날카롭고 튼튼한 이빨로 섬유를 잘근잘근 씹거나 단단히 물고 세차게 흔들었다.

실제 상어를 동원한 내구성 실험 <사진=플린더스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회수된 섬유를 살펴본 연구팀은 상어 이빨의 강력한 교합력을 UHMWPE가 견딘 것은 물론, 최악의 습격을 가정하더라도 따끔한 아픔을 느끼는 선에서 착용자를 보호할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UHMWPE는 물을 흡수하지 않아 잠수복 소재로 유용하다”며 “UHMWPE의 단점 중 하나가 130℃ 정도의 열에 녹아내린다는 것인데 수중인 관계로 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샤크 스톱’의 궁극적 목표는 상어의 무자비한 공격으로부터 착용자의 동맥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상어 습격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이 대퇴 동맥 손상인데, 이런 부위에 UHMWPE를 배치하면 목숨을 건질 확률이 그만큼 올라간다”고 덧붙였다.

킥스타터 목표 예산 달성으로 판매가 결정된 ‘샤크 스톱’의 가격은 795호주달러(약 70만원)다. 다이버용 및 서퍼용으로 분류되며 의상의 두께는 2~7㎜에서 선택 가능하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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