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고민이고 뭐고 할 게 없었다."
색깔 있는 연기로 사랑받는 배우 킬리언 머피(46)가 크리스토퍼 놀란(52) 감독의 차기작 주인공으로 발탁될 당시의 소감을 처음으로 털어놨다.
킬리언 머피는 최근 영국 에스콰이어와 인터뷰를 갖고 놀란 감독의 신작 '오펜하이머(Oppenheimer)'에 주연으로 합류하게 된 뒷이야기와 자신의 생각 등을 들려줬다.
인터뷰에서 킬리언 머피는 "놀란 감독이 '오펜하이머'의 타이틀롤 오퍼를 보냈을 때 망설이고 뭐고 할 것도 없었다"며 "곧바로 입에서 '세상에(Oh my God)'란 말이 튀어나왔다. 역할을 받아들이는 건 당연했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이 저를 주연으로 캐스팅한 건 처음이라 아직 좀 충격적"이라며 "작품의 큰 부분을 담당하게 되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저 설렌다. 놀란은 살아있는 최고의 영화감독 중 한 명이니까"라고 웃었다.
신작에 대한 정보를 많이 흘릴 수는 없다는 킬리언 머피는 "놀란 감독의 전작 '테넷'이나 '인터스텔라' 등은 다소 난해하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이는 연기하는 배우도 마찬가지인데, 극 전체보다는 장면 하나하나를 이해하며 소화하는 게 거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양자역학 전체를 이해하기보다는 이를 이용해 과학자들이 뭘 하려고 했는지 파악할 것"이라 "사실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두뇌는 인류의 0.0001%다. 다행히 많은 책이 있으니 가능한 집중해서 읽어보고 양자역학의 역할 정도라도 이해하려 한다"고 말했다.
킬리언 머피는 그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작품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인연을 맺어왔다. '다크나이트' 트릴로지에서는 스케어크로우, '인셉션'에서는 로버트 피셔, '덩케르크'에서는 영국 병사로 등장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영화 '오펜하이머'는 '원폭의 아버지'로 잘 알려진 미국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간 SF 영화에서 강점을 보였던 놀란으로서는 드물게 실존 인물을 다룬 작품이다. 킬리언 머피를 비롯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57), 플로렌스 퓨(26), 에밀리 블런트(39), 맷 데이먼(52), 라미 말렉(41), 조시 하트넷(44) 등 쟁쟁한 배우들이 합류한 상태다.
유례가 드물 정도의 초호화 캐스팅으로 주목받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펜하이머'는 공개 일정을 내년 7월로 예정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