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단일종으로 여겨졌던 고대 생물 '오파비니아(Opabinia)'에게 동료가 있다는 사실이 판명됐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연구팀은 유타 주에 위치한 약 5억 년 전 캄브리아기 휠러 지층 조사 과정에서 발굴한 고대 생물 화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최근 발표했다.

지금까지 캄브리아기 지층에서 화석 상태로 발견된 오파비니아 속 생물은 '오파비니아 레갈리스(Opabinia Regalis)'가 유일했다. 이는 오랫동안 생물학계 정설로 여겨져 왔지만 연구팀은 110년 만에 새로운 오파비니아 속 생물을 발견했다.

그 명칭은 캄브리아기에 생존한 포식동물 아노말로카리스와 같은 라디오돈타 속으로 분류돼온 '우타우로라 코모사(Utaurora comosa)'다. 그간 발굴된 우타우로라 코모사 화석들은 2008년부터 라디오돈타 속으로 분류돼 왔다.

1912년 캐나다에서 발견된 오파비니아 레갈리스 화석(a)과 이번에 하버드대학교가 미국 유타 주 캄브리아기 휠러 지층에서 발굴한 우타우로라 코모사 화석(b). (c)는 두 화석의 특징을 비교 분석한 그림이다. <사진=하버드대학교,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캄브리아기 라디오돈타 및 오파비니아 속 생물들의 명칭이 유래된 신체 특징에 주목했다. 라디오돈타의 경우 방사상 치아에서, 오파비니아는 앞으로 튀어나온 주둥이와 다수의 눈, 전신의 체절(마디), 독특한 측면 지느러미에서 이름을 땄다.

이번에 유타 주에서 발굴한 우타우로라 코모사 화석은 그간의 것들과 달리 보존 상태가 우수했다. 원래대로라면 라디오돈타 속으로 분류됐겠지만 코끼리 코를 닮은 긴 입과 비교적 선명한 5개의 눈, 체절, 톱 모양의 꼬리지느러미 때문에 연구팀은 우타우로라의 분류가 잘못됐을 수 있다는 의심을 품었다. 

하버드대학교 스티븐 페이츠 교수는 "머리 앞부분과 눈의 구조가 이번처럼 잘 보존된 우타우로라 화석은 지금까지 없었다"며 "이 화석을 절지동물이나 라디오돈타 속 화석 43점 및 현생 동물 11종과 비교한 결과 우타우로라가 오파비니아의 동료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머리 앞으로 튀어나온 주둥이와 그 뒤에 분포한 다수의 눈, 톱 모양의 지느러미를 가진 오파비니아 레갈리스의 3D 모델링 <Paleozoo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Opabinia regalis model' 캡처>

교수는 "다행히 최근 10여 년간 새로운 라디오돈타 속 화석이 발견돼 종의 계통학적 도구가 충실해졌다"며 "두 그룹의 근소한 차이를 확인하게 된 것은 그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계통학적 분석에서 우타우로라가 오파비니아 속일 가능성이 68%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반면 라디오돈타 속일 가능성은 불과 0.04%밖에 입증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유일하게 오파비니아 속으로 분류된 오파비니아 레갈리스는 1912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캄브리아기 지층에서 발굴됐다. 유타 주의 우타우로라 최신 화석은 캐나다 오파비니아 레갈리스 화석보다 수백만 년 뒤 생물로 추측됐다.

스티븐 페이츠 교수는 "이번 조사는 다양한 지구 생물군이 거의 다 나온 것으로 알려진 캄브리아기의 신종 생물을 특정한 점에 의미가 있다"며 "고대 생물은 정말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조형이 많아 향후에도 다양한 발견이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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