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개에 필적하는 엄청난 후각을 가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훈련 기간 극히 짧고 비용도 개에 비해 훨씬 적게 들어 학계 관심이 쏠렸다. 

프랑스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공개한 논문에서 개미가 인간의 몸에 퍼진 암세포를 감지할 정도의 후각을 보유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개미를 훈련시키면 개처럼 후각을 이용해 마약이나 폭발물, 말라리아, 암, 코로나19 등 다양한 것을 탐지해낼 것으로 전망했다. 개는 후각이 아주 뛰어나지만 훈련에 시간도 비용도 많이 들어 개미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개미가 개에 필적하는 후각을 가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AntsVienna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Servi) Formica Fusca: Colony Update - 1 Year with the Black Slave Ants' 캡처>

개미는 특정 휘발성유기화합물(Volatile organic compounds, VOC) 냄새를 맡고 둥지로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각각의 암에 고유의 VOC가 존재하며, 개미 역시 이를 분별해 암 종류를 특정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유럽 전역에 서식하는 곰개미(Formica fusca)를 동원했다. 서로 다른 VOC를 가진 두 가지 유방암세포를 개미에게 감지하게 한 결과, 세 차례 훈련만에 개미들은 암세포와 일반 세포를 탐지견 수준으로 판별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개를 탐지견으로 성장시키려면 매일 30분 훈련을 6~12개월 계속해야 한다"며 "이에 비해 개미는 훈련시간이 압도적으로 짧다"고 설명했다.

후각이 뛰어난 개는 마약이나 폭발물, 지뢰는 물론 암 같은 질병 탐지에 능하다. <사진=pixabay>

이어 "개미 훈련에 드는 비용은 1주일에 2회 꿀과 얼린 곤충을 급여하는 것이 전부"라며 "단순한 조건부 훈련을 사흘만 받으면 곰개미들은 효율적으로 암세포를 구분해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과거 실험 데이터를 대입, 개미들이 한 번 훈련으로 9회 암세포 검출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현재 공항 검색대나 의료시설, 최전방에서 활약하는 어떤 탐지견보다 효율·비용면에서 뛰어나다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실험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개념 실현 차원에서 예비적인 것이므로 개미가 암 탐지 동물로 활약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면서도 "암은 물론 말라리아나 당뇨병, 다양한 감염병이나 마약, 폭발물은 물론 썩은 식품을 검출하는 등 개미의 후각은 다양하게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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