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마녀(여성)를 위해 이 자리에 섰다.”
배우 엠마 왓슨(32)이 자신의 출세작 ‘해리포터’ 원작자기 일으킨 페미니즘 논란에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간 작가를 옹호했던 ‘해리포터’ 출신 배우들과 달리 꽤 묵직한 돌직구를 날려 주목받았다.
13일 열린 영국 아카데미시상식(BAFTA) 프리젠터로 오랜만에 공식 행사에 참석한 엠마 왓슨은 최근 또 시비가 붙은 ‘해리포터’ 작가 J.K.롤링(조앤 롤링, 57)의 여성 관련 발언을 에둘러 꼬집었다.
이날 시상식 사회자 레벨 윌슨(42)은 엠마 왓슨을 소개하며 “스스로 페미니스트라 칭하는데, 우리는 그가 마녀라는 걸 잘 안다”고 농담했다. 이에 엠마 왓슨은 “전 모든 마녀들을 위해 이곳에 왔다”고 화답했다.
이 발언 직후 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엠마 왓슨이 조앤 롤링을 에둘러 저격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모든 마녀를 위해’라는 표현 때문이다. 평소 여성운동에 관심이 많은 엠마 왓슨은 모든 여성을 대변해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나왔다는 의미로 이 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
조앤 롤링은 몇 해 전부터 젠더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지난해 6월 성전환자(트랜스젠더)는 여성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쳐 젠더포비아 이슈가 터졌다. 그를 감싸왔던 ‘해리포터’ 출신 배우 다니엘 래드클리프(33)와 루퍼트 그린트(34)마저 고개를 돌릴 정도로 파장이 컸다.
조앤 롤링은 세계 여성의 날인 지난 8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스코틀랜드 정부가 마련 중인 새로운 젠더 법안이 예산 낭비이며, 진정한 여성에 손해만 끼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세계적인 인기 작가의 잇단 설화에 동료 작가나 배우들도 빠르게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BAFTA 사회자 레벨 윌슨은 시상식 당시 “체중 감량으로 제 외모가 몰라보게 바뀌었다(transformed)”며 “조앤 롤링이 아직 저를 여성이라고 인정해 줬으면 좋겠다”는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