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행성 금성의 대기에는 아쉽지만 생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천문학연구소 션 조던 박사 등 연구팀은 최근 논문을 발표하고 금성의 대기 중에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금성의 대기를 구성하는 물질 중 하나인 이산화황(SO2)의 분포나 생성 원인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만약 금성의 대기 중에 생명이 살고 있다면 유황을 대사에 이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생각했다. 션 조던 박사는 “만약 생명체가 유황 화합물을 먹이 삼아 생존하고 있다면 그 증거로 특정 화학물질이 대기 중에 증감하는 현상을 잡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금성 대기에는 고농도 이산화황이 존재하지만 구름층 위에서는 이산화황 성분이 크게 감소한다. 특히 구름층 꼭대기에서는 황산을 생성하는 광화학 반응에 의해 이산화황이 소비된다고 여겨져 왔다.

2년 전 대기에서 포스핀이 검출되면서 생명 존재 가능성이 제기됐던 금성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션 조던 박사는 “관측된 이산화황의 농도는 광화학 반응으로부터 예상되는 값보다 적어 미지의 화학적 경로가 관련돼 있을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며 “과거 연구에서 제안된 세 종류의 황 대사에 대해 대기 모델과 생화학적 모델을 조합, 분석한 결과 생물 대사가 이산화황 감소를 초래할 가능성은 확인됐다”고 전했다.

박사는 “다만 이 경우 대사산물로서 수소와 산소, 물, 황화수소 등 분자가 대량으로 생성돼야 한다”며 “대사산물로 예상되는 이들 분자의 존재에 관해서는 화산활동에 의한 비생물적 발생원 외에는 특정할 것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조사들이 제시한 황 대사로는 금성 구름층의 이산화황 감소를 설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션 조던 박사는 “금성에서 관측된 이산화황 증감 현상에 생명이 관여했다면 금성의 대기화학에 관한 우리의 모든 지식이 뒤집혔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다만 연구팀은 본격적인 관측을 시작하는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웹의 태양계 바깥쪽 관측을 통해 금성과 같은 행성의 생명 거주 가능성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금성 지표면의 화산 사파스 몬스(Sapas Mons).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팀은 금성 대기 중에서 검출된 포스핀이 생명체가 아닌 화산 활동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금성은 지표 온도가 약 480℃, 기압은 약 90기압(지구의 90배)의 극한 환경을 가졌다. 대기의 주성분은 이산화탄소로, 두꺼운 황산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다.

과거 학자들은 금성에는 생명이 절대 존재할 수 없다고 여겼다. 연구와 탐사가 거듭되면서 금성 대기의 일정 고도(약 50~60㎞)에서 기압이 1기압까지 떨어지고 기온도 물이 액체로 존재할 범위여서 생명 존재의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영국 카디프대학교 연구팀이 2020년 9월 금성 대기에서 포스핀, 즉 인화수소(PH3)가 검출됐다고 발표하며 학계가 술렁였다. 지구에서 포스핀은 인류 문명 활동과 관련된 것을 제외하면 혐기성 미생물에 의해 생성되는 생명활동 유래 물질이다. 지구나 금성과 같은 암석 행성에서 생명이 관여하지 않고 포스핀이 생성되는 과정은 알려지지 않아 당시 발견은 대단한 관심을 모았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