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스타 키아누 리브스(58)의 대표작을 차례로 지운 중국이 해외 팬들의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다. 인성 좋기로 소문난 키아누 리브스를 정치적 견해 차이로 봉쇄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에 해외 팬들은 “유치하다”고 손가락질했다.
29일 텐센트와 아이치이, 빌리빌리 등 중국 대형 동영상 플랫폼에서는 키아누 리브스가 출연한 ‘매트릭스’ 시리즈와 ‘스피드’ ‘레이크 하우스’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의 VOD가 모두 삭제됐다. ‘토이스토리4’의 경우 목소리 연기자 리스트에서 키아누 리브스만 쏙 빠졌다.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이런 조치는 이달 3일 미국 티벳하우스를 지원하는 행사에 키아누 리브스가 참가한 데 따른 것이다. 물론 그 주체가 중국 정부인지 각 웹사이트인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중국 정부는 키아누 리브스의 티벳하우스 행사 참석이 예고된 지난 1월부터 노골적인 불만을 표해왔다.
티벳하우스는 티베트 망명정부 정치 지도자이자 티베트 불교의 거목 달라이 라마(87)의 뜻에 따라 설립됐다. 중국이 티베트의 자치권을 인정하지 않고 인권을 탄압하는 실상을 세상에 알려왔다. 미국 티벳하우스는 1989년부터 1년에 한 번 행사를 개최해 왔으며 고 데이빗 보위와 이기 팝(75), 패티 스미스(76) 등 세계적 스타가 자발적으로 참석해 왔다.
중국이 키아누 리브스의 작품들을 속속 퇴출한 사실은 해외 언론들을 통해 세계 곳곳으로 알려졌다. 할리우드에서 사람 좋기로 소문난 그를 정치적 견해 차이로 배척한 중국을 가리켜 해외 팬들은 “속이 좁아도 너무 좁다”고 비판했다.
물론 키아누 리브스는 배우이기에 중국 흥행 성적도 중요하다. 중국의 상당한 자본이 할리우드에 유입된 현재로서는 더욱 그렇다.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스스로가 중국 개봉 금지를 당하지 않도록 자기검열을 하는 경우도 많다. 키아누 리브스가 이대로 중국에 찍히면 그가 출연하는 영화는 대륙 개봉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다만 중국 밖에서 키아누 리브스의 인기는 대륙의 보이콧 덕에 한층 올라간 분위기다. 프랑스의 한 팬은 “키아누 리브스는 개런티를 나눌 줄 알고 스태프 짐을 들어주는 등 정의롭고 바른 심성의 소유자”라며 “앞으로도 중국의 대응에 신경 쓰지 말고 소신을 지켜주면 한다”고 바랐다.
미국의 유명 소프트웨어 개발자 그래디 부치(67)는 트위터에 “중국 정부가 지구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인 키아누 리브스에게 맞서는 건 그들이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섰다는 걸 의미한다”고 비꼬았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