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 최신작이 내년 개봉하는 가운데, 세 번째 작품 ‘분노의 질주:도쿄 드리프트’가 사전 계획 없이 일본 로케를 감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부야 추격신을 찍은 저스틴 린 감독이 경찰을 피해 달아난 뒷이야기도 14년 만에 드러났다.
저스틴 린 감독은 26일 디지털스파이와 인터뷰에서 2006년 개봉한 ‘분노의 질주:도쿄 드리프트’에 숨겨진 웃지 못할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그에 따르면, 해당 영화의 자동차 액션신은 대부분 미국 로스앤젤레스 세트에서 촬영했다. 감독은 다만 중요한 일부 장면을 실제 일본에서 찍고 싶었고, 이를 유니버설스튜디오에 알렸지만 회사는 난색을 표했다.
일본은 해외 영화팀의 현지 촬영에 매우 보수적인 국가다. 특히 도쿄는 외국 영화의 촬영 허가를 잘 내주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런 규제는 1967년 영화 ‘007 두 번 산다’의 일본 로케 무렵부터 시작됐다. 2003년 소피아 코폴라 감독이 영화촬영을 위해 일본 경찰과 오랜 시간 협상한 적이 있지만 린 감독은 신인이라 이마저도 불가능했다.
저스틴 린 감독과 제작팀은 결국 무허가 촬영을 감행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비행기에 올랐다. 일본 시부야에 도착, 허겁지겁 짐을 풀고 곧바로 촬영을 감행했다. 경찰이 들이닥칠 것을 대비, 가짜 스태프까지 마련했다. 촬영 직후 경찰에 붙잡힌 사람은 다름아닌 감독 대역이었다. 이 스태프는 총대를 메고 경찰서에서 밤을 꼬박 보냈다.
이렇게 저스틴 린은 간신히 현지 영상을 찍어냈지만 결국 대부분의 시부야 액션은 특수효과로 완성했다. 일련의 소동에 대해 저스틴 감독은 “현지 허가가 안 나리라는 건 저나 유니버설스튜디오 모두 알고 있었다”며 “당시 일탈 덕에 좋은 영상을 담아냈지만 지금도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개봉하는 시리즈 최신작 '분노의 질주:더 얼티메이트'에는 3편의 주인공 루카스 블랙과 죽은 줄 알았던 성 강이 돌아온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