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층권 관측에 활용돼온 하늘을 나는 천문대 ‘소피아(SOFIA)’가 오는 9월 퇴역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독일항공우주센터(DLR)는 17일 공식 채널을 통해 성층권 적외선 천문대로 맹활약한 ‘소피아’의 운용을 9월 30일 자로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SOFIA’는 ‘Stratospheric Observatory for Infrared Astronomy’의 약어다. 우리말로 옮기면 ‘성층권 적외선 천문대’다. 보잉사의 747-SP 항공기에 첨단 우주 관측기구들을 채워 완성했다.
기체 뒷부분에는 구경 2.7m의 거대한 반사 망원경이 탑재됐다. 지상의 천문대들과 달리 ‘소피아’의 반사 망원경은 대기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고도 1만2000~1만3000m의 성층권에서 적외선 파장으로 천체를 관측한다.
‘소피아’의 개발은 1996년 시작됐다. NASA가 기체 조달과 개조를 맡았고 DLR이 망원경 개발과 설치를 담당했다. 2010년 처녀비행에 성공한 ‘소피아’는 2014년부터 5년 동안 주요 미션을, 이후 3년간 연장 임무를 수행했다. 매년 약 100회, 8년간 합계 약 800회 비행하며 주로 은하 천체를 관측했다.
운용 기간은 짧았지만 ‘소피아’는 여러 성과를 냈다. 2019년 우주에서 최초로 형성된 분자 이온으로 여겨지는 수소화 헬륨 이온(HeH+)을 처음으로 검출했다. 2020년에는 태양광이 닿는 달 표면의 물 분자가 ‘소피아’ 덕에 확인됐다.
‘소피아’의 퇴역 이유는 막대한 유지비다. 미국국립과학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s, NAS)은 지난해 10월 펴낸 보고서에서 ‘소피아’가 그간 천문학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지만 매달 들어가는 유지·보수 비용이 너무 많다고 평가했다. NASA와 DLR은 NAS의 권고를 받아들여 ‘소피아’의 운용 중단을 결정했다.
비록 돈 때문에 ‘소피아’의 활약은 막을 내리지만, NASA와 DLR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천문학 발전을 위한 협력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양측은 올여름 여는 워크숍에서 ‘소피아’를 이을 새 공동 프로젝트를 기획할 예정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