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연방우주국(로스코스모스, ROSCOSMOS)이 유럽 18개 국가가 참여하는 우주 기업 아리안스페이스와 공동 사업을 동결했다. 프로젝트에 동원된 자국 기술자도 소환하기로 결정하면서 러시아 소유즈 로켓을 활용해온 유럽 국가들은 고민에 빠졌다.  

로스코스모스는 3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이유로 유럽연합(EU)이 실시한 각종 제재와 관련,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드미트리 로고 진(59) 로스코스모스 국장은 “일단 지난 2월 26일자로 맺어진 유럽우주국(ESA)의 기아나 우주센터 소유스 로켓 이용에 관한 아리안 스페이스사와 협력을 취소한다”며 “러시아 국적의 로켓 기술자들 역시 모두 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했다.

로스코스모스를 지휘하는 드미트리 로고 진 국장 <사진=로스코스모스 채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에 자리한 기아나 우주센터에는 소유즈 로켓 제조를 맡은 TsSKB 프로그레스사와 로켓 상단 프레가트 MT를 담당하는 NPO 라보치킨, 발사 시 지상 관제를 책임지는 TsENKI사의 러시아 엔지니어 87명이 머물고 있다.

러시아가 자국의 소유즈 로켓 발사 기술자들을 물리면서 그간 진행돼온 EU와 우주개발 협력관계도 깨질 가능성이 커졌다. 오는 4월 6일 소유즈에 갈릴레이 측위 위성 2기를 실으려던 ESA는 당장 다른 방법을 찾아야할 형편이다.

ESA는 미 항공우주국(NASA) 만큼이나 로스코스모스와 굳건한 우주 개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2011년 갈릴레이 위성 초호기 2호를 시작으로 약 10년 동안 모두 27회나 소유즈를 통해 다양한 관측 장비를 우주 공간으로 쏘아올렸다.

지난 2월 기아나우주센터에서 원웹 사의 통신위성을 싣고 발사되는 소유즈 로켓 <사진=ESA·아리안 스페이스 공식 홈페이지>

소유즈는 ESA가 운용 중인 대형 로켓 아리안5와 소형 로켓 베가의 중간 크기다. 안정성이 높고 범용성도 커 아리안과 베가의 단점을 보완할 기체로 평가된다. 당연히 유럽 입장에서는 소유즈를 통한 우주 개발이 필요한 형편이다.

실제로 유럽 최대의 위성 통신사 원웹(OneWeb)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주 전인 지난 2월 10일만 해도 통신 위성을 34기나 소유스 로켓에 실어 발사한 바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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