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탈세가 드러나며 충격을 준 중국 톱스타 덩룬(등륜, 30)이 2개월 만에 팬들 앞에 나타났다.

26일 웨이보에는 등륜의 팬클럽 회원들이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 여러 장이 공개됐다. 사진들은 캐주얼한 검은색 옷을 입고 같은 색상 모자를 눌러쓴 등륜이 건물에서 나와 차량에 오르는 과정을 담았다.

게시자에 따르면, 등륜은 당시 자신을 보기 위해 모인 팬들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2개월 전에 비해 얼굴 살이 빠진 등륜은 일부 팬이 마음을 담은 편지를 건네자 직접 받아들고 자리를 떠났다.

26일 웨이보에 올라온 등륜의 사진 일부 <사진=웨이보>

인기 드라마 ‘향밀침침신여상’ ‘파이팅, 나의 슈퍼스타’, 영화 ‘음양사 청아집’ 등으로 아시아권에 많은 팬을 보유한 등륜은 지난 3월 탈세 보도가 나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세무당국은 지난 3월 15일 공문을 내고 등륜이 개인소득 허위 신고 등을 통해 총 4765만8200위안(약 92억원)을 탈세했다고 발표했다.

당국은 등륜이 2019~2020년 개인소득을 축소 신고하거나 누락하는 수법으로 5000만 위안 가까운 세금을 빼돌렸다고 전했다. 세무당국은 등륜에 총 1억600만 위안(약 205억원)의 추징금과 체납금, 벌금을 부과했다.

직후 등륜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던 업체들이 일제히 계약을 파기했다. 일부 회사는 이미지 훼손 등을 이유로 소송을 예고했다. 등륜이 출연한 영화 ‘음양사 롱야곡’은 개봉이 불발됐고 인기 예능 프로그램 ‘명성대정탐’은 등륜의 출연을 즉각 취소했다. 

텐센트와 아이치이 등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은 등륜의 히트작을 모두 삭제했다. 방송이 예정된 신작 ‘야려인’의 경우 출연자 명단에서 등륜을 빼버렸다. ‘음양사 롱야곡’은 인공지능(AI)을 동원해 등륜의 얼굴을 다른 배우로 교체하는 작업을 고려 중이다. 상하이희극학원은 졸업자 명단에서 등륜을 뺐다.  

깨끗한 이미지로 사랑받던 등륜. 5000만 위안 가까이 탈세한 혐의가 드러나 연예계에서 퇴출됐다. <사진=드라마 '일천영일야' 공식 포스터>

중국 정부 조치로 SNS 계정까지 폐쇄된 등륜이 팬들 앞에 나타난 것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친일 논란을 빚은 장저한(장철한, 31)이나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와 친분으로 시진핑에 찍힌 자오웨이(조미, 46)는 연예계 퇴출 이후 한 번도 팬들과 접촉하지 않았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과 관련, 등륜의 소속사는 팬 일부가 아티스트의 동선을 미리 알고 모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등륜이 현재 어떻게 지내는지는 설명을 피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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