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사람과 대화하면 마음으로부터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이를 뇌 과학적 측면에서 실증하려 한 유럽 대학 연구팀 실험이 주목받고 있다.
핀란드 알토대학교와 투르쿠대학교 공동연구팀은 1일 발표한 논문을 통해 친밀한 두 사람이 대화할 때 양쪽 뇌에서 모두 복잡한 신경 반응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달 30일 정신의학저널 ‘프런티어 인 사이카이어트리(Frontiers in Psychiatry)’에도 소개됐다.
연구팀은 사람이 친밀한 상대와 이야기를 나눌 때 두 사람의 뇌내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실험에 나섰다. 자기공명영상(MRI)장치는 한 사람밖에 검사할 수 없어 일반 MRI의 32채널 헤드코일을 16채널로 분할, 두 명을 동시에 검사했다.
연구팀은 친구나 연인 관계인 남녀 7쌍과 여녀 3쌍 등 총 10쌍을 실험에 동원했다. 각 커플을 거의 포옹하는 상태로 45분간 MRI에 눕게 한 뒤 신호에 따라 입술을 맞대도록 했다. 애정이나 신뢰를 직접 전달하는 데 키스만큼 효과적인 건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험 결과 각 커플의 뇌는 모두 운동영역 및 감각영역의 활동이 아주 활발해졌다. 연구팀 관계자는 “사람이 사회적으로 교류하면 인간의 뇌는 문자 그대로 동기화한다”며 “타인의 움직임에서 연상된 정신의 모방이야말로 사회적 교류의 기본 메커니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인간교류란 단순히 의사소통을 하는 것만이 아니라 언어적·비언어적 신호, 나아가 감정과 거기에 포함된 인지정보를 이해해야 하는 복잡한 행위”라며 “사람은 서로 상대방이 전하려 하는 것을 예측하고, 이를 모방하며 커뮤니케이션을 성립시키기 때문에 양쪽 뇌에 모두 신경학적 동기화가 관찰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결과를 토대로 사람이 의사소통을 하면서 뇌 활동이 동일화되는 구체적인 이유를 연구할 방침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