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료 강제 징수로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는 일본 NHK가 이번엔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인기 트래킹 코스를 10분 넘게 막고 방송을 촬영했다는 제보가 SNS에 잇따랐다.
최근 트위터에는 일본의 대표 습지 오제가하라의 산책로에서 NHK 제작팀이 길목을 막고 방송을 찍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에 따르면, 지난 9일 후쿠시마와 도치기, 군마, 니가타 등 4개 현이 만나는 자연 습지 명소에는 코로나19 여파 이후 산책을 즐기려는 사람이 유독 많앗다.
사람들 틈에서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걷던 게시자는 갑자기 트래킹 코스가 붐비자 의아했다. 알고 보니 바로 앞에서 NHK 제작팀이 트래킹 코스를 막고 방송 촬영 중이었다.
게시자는 “‘지금 NHK 프로그램 촬영 중입니다. 10분만 기다려 주세요’라고 적힌 판을 든 스태프가 산책로 길목을 막고 서있었다”며 “습지 특성상 좁다란 나무 데크로 만든 길이 유일한데 하필 그곳을 차단해 사람들 발이 묶였다”고 전했다.
이어 “이건 완전히 방송사의 횡포다. 버스 시간이 촉박한 사람들은 빨리 비키라고 고함을 질렀다”며 “마침 지부츠산(至仏山)이 점점 제 모습을 드러낸 덕에 너도나도 경치 구경하느라 좋게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NHK는 이전부터 시청료 강제 징수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정부에 건의, 시청자들과 마찰을 빚었다. 최근에는 TV를 보면서도 수신료를 안 내는 가정을 찾아내 시청료를 물리는 법안이 통과돼 논란이 됐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