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발사 성공 다음 날인 22일, 유럽우주국(ESA)은 아리안 로켓을 공동 운용하는 아리안스페이스(Arianespace)의 최신형 로켓 발사 일정을 공식 확정했다.

ESA는 이날 공식 채널을 통해 아리안스페이스의 신형 로켓 ‘베가-C(Vega-C)’ 초호기 발사가 오는 7월 7일 프랑스령 기아나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실시된다고 발표했다.

‘베가-C’는 10년 전인 2012년 2월 첫 비행에 나선 ‘베가(Vega)’의 후속 모델이다. 고도 700㎞의 극궤도 발사 능력은 기존 ‘베가’의 1.5t보다 향상된 2.2t에 이른다. 페이로드 부피, 즉 적재 능력은 무려 2배까지 늘었다.

7월 7일 첫 발사를 예정한 아리안스페이스 최신형 발사체 '베가-C'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페어링이 커진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페어링은 로켓 등 우주발사체가 대기권을 통과해 예정된 궤도에 이를 때까지 공기 저항이나 마찰열로부터 인공위성 또는 탐사선을 보호하는 덮개다. 로켓 발사에 성공하더라도 페어링이 부실하면 탑재된 위성이나 탐사선, 보급선, 유‧무인 우주선이 파괴될 수 있다.

‘베가-C’는 ‘베가’에 비해 페어링이 커진 것은 물론 추진체 1단도 대형화됐다. 때문에 ‘베가-C’의 전체 길이는 ‘베가’보다 5m나 긴 34.8m다.

아리안스페이스 관계자는 “1단부터 3단에는 고체연료 로켓 모터가 탑재됐다”며 “1단 추진체는 다른 신형 로켓 ‘아리안6’의 고체연료 로켓 부스터와 공용화돼 범용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베가-C'의 최상단 페이로드 조립 상황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이어 “4단 ‘AVUM+’의 경우 재점화 가능한 액체연료 로켓 엔진을 적용해 복수의 페이로드를 각각 다른 궤도에 투입할 수 있다”며 “발사 후 ‘AVUM+’가 우주 쓰레기로 변모하는 것을 막기 위해 궤도를 이탈해 대기권에 재돌입시킬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베가-C의’ 첫 비행인 ‘미션 VV21’의 정확한 발사 날짜는 우리 시간으로 오는 7월 7일 오후 8시13분이다. 물론 기상 상태 등을 고려해 조정될 수 있다. 주요 탑재물로는 이탈리아우주기구(ASI)의 과학 위성 ‘LARES-2’가 손꼽힌다. 이 위성은 지상에서 레이저를 사용해 정확한 비행경로를 추적함으로써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에 입각한 ‘관성계 끌림’ 현상을 측정한다.

적재량이 늘어난 만큼 큐브샛(CubeSat) 규격의 초소형 위성 6개도 함께 탑재된다. 여기에는 우주 생체분자 검출을 위한 ‘애스트로바이오 큐브샛(AstroBio CubeSat)’과 미소중력환경에서 식물 작황을 실험하는 ‘그린큐브(Greencube)’, 오로라 등 지구 자기권 현상을 탐사하는 ‘알파(ALPHA)’ 등 이탈리아 과학 위성 세 대가 포함됐다. 나머지는 슬로베니아의 ‘트라이샛-R(Trisat-R)’과 프랑스의 ‘MT큐브-2(MTCube-2)’ ‘첼레스타(Celesta)’다. 프랑스 위성들은 치명적인 우주 방사선이 전자기기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다.

재사용 가능하도록 설계된 무인우주선 '스페이스 라이더'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ESA에 따르면 ‘베가-C’ 로켓은 향후 더 큰 위성뿐만 아니라 2기의 위성을 주요 페이로드로 동시에 발사하거나 수많은 위성을 다양한 궤도에 투입하는 라이드쉐어 미션에도 대응한다.

이처럼 성능이 뛰어난 ‘베가-C’는 내년 첫 비행이 예정된 유럽의 재사용형 무인우주선 ‘스페이스 라이더(Space Rider)’ 발사에도 활용돼 우주개발 국가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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