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의상이나 소품 등에서 일본 분위기가 나는 드라마를 가위질하면서 제작자들이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화제작 ‘성한찬란’은 컴퓨터그래픽(CG)을 사용해 부랴부랴 영상을 가공 중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10일 중국 동영상 사이트 유쿠(YOUKU) 확인 결과 최근 왜색 논란에 휘말린 드라마 ‘아규류금봉’이 서비스 리스트에서 삭제됐다.
‘아규류금봉’은 지난달 24일부터 유쿠에서 방송한 코믹 사극이다. 랄목양자와 리홍이(이굉의, 24)의 조합으로 눈길을 끌었으나 등장인물의 의상과 소품이 지나치게 일본풍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사극임에도 초밥을 먹는 장면이 등장,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비현실적이라는 항의를 받았다.
결국 ‘아규류금봉’은 8일부터 웨이보에 제재 관련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불과 하루 뒤인 9일 짤막한 관련 영상만 남고 본편은 모두 삭제돼버렸다.
이와 관련, 유쿠는 사이트 내부 조정 중이라는 답변을 거듭했다. 다만 지난 4일 중국 국가광파전시총국이 20여 개 제작사 및 방송사 대표를 불러 회의를 갖고 사극 드라마 제작 시 중화문화의 올바른 계승을 강조한 사실이 전해지며 제작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지난 5일 아이치이를 통해 방송을 시작한 우레이(오뢰, 23), 짜오루스(조로사, 24) 주연 사극 ‘성한찬란’은 중국 정부의 칼날을 피해 CG를 덧대 화면을 가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한찬란’은 공개 직후 의상 매듭이 일본 유카타와 비슷하다는 논란이 일었다.
중국 정부가 영상 콘텐츠의 중국풍을 강조하고 외국 문화의 반영을 철저하게 금지하면서 제작자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가뜩이나 극장가가 ‘국뽕 영화’ 일색인데 드라마마저 중국풍으로 도배되면 창작이 무슨 소용이냐는 회의적인 반응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