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은 물론 우주 공간의 생명체 흔적을 검출하는 혁신적 기기의 실증 실험이 한창이다.

미국 하와이대학교 연구팀은 26일 공식 채널을 통해 지난달 국제 학술지에 소개한 휴대용 장치의 실전 테스트가 순조롭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달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트(Compact Color Biofinder)’에 낸 논문에서 지구상의 고대 생명체 흔적은 물론 외계 생명의 존재 가능성을 검출하는 ‘콤팩트 컬러 바이오파인더(Compact Color Biofinder)’를 공개했다.

이 기기는 과거 존재했던, 혹은 지금도 생존할지 모를 지구 외 생명의 흔적(잔류물)을 찾기 위해 제작됐다. 생명 탐사는 행성을 연구하는 주요 목적 중 하나다.

‘콤팩트 컬러 바이오파인더’는 일면 고차원적 기기 같지만 의외로 심플하다. 노트북에서 간단히 조작할 수 있는 배터리 구동식 휴대 장치다. 삼각대에 얹은 회로장치와 이에 연결된 특수 카메라, 레이저 조명이 전부다. 스캔을 통해 아미노산과 화석, 퇴적암, 식물, 미생물, 단백질, 지질과 같은 생체물질의 형광 신호를 검출하는 원리다. 

그린리버 누층에서 발견된 물고기 화석에 포함된 생물학적 잔류물을 바이오파인더의 형광 이미징으로 검출한 사진. ⓐ백색광 화상 ⓑ형광 이미징 ⓒ화석 단면의 확대 백색광 화상 ⓓ강한 생물 형광을 나타내는 형광 이미지 <사진=하와이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기기 실증을 위해 연구팀은 미국 유타 그린리버 누층(formation)에서 발견된 물고기 화석을 샘플로 정했다. 5600만~3400만 년 전, 그러니까 고제3기 시신세의 화석인데, 바이오파인더는 여기에 포함된 생물학적 잔류물을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바이오파인더는 암석에 부착된 미량의 생물학적 잔류물을 검출할 수 있는 장치”라며 “가장 내세울 만한 강점은 몇 m 거리에서 작동해 비디오를 촬영하고 넓은 영역을 빠르게 스캔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만약 바이오파인더가 화성이나 다른 행성을 탐사하는 로버에 탑재된다면 비록 수백만 년 전에 죽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생물이라도 그 흔적을 광범위하고 빠르게 검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은 향후 지구 외 생명체 탐사 미션에서 바이오파인더에서 이용한 형광 이미징(fluorescence imaging)이 중요한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해 왔다. 하와이대학교 연구팀은 우주비행사들의 실제 탐사 미션에 바이오파인더를 동원하도록 NASA와 접촉 중이다.

하와이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한 '콤팩트 컬러 바이오파인더'. 카메라와 레이저 조명을 이용하는 형광 이미징 기기다. <사진=하와이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형광 이미징이란 생물학은 물론 의학과 광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광받는 기술이다. 살아있는 유기체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과정을 시각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비침습적 영상 기술의 하나다.

형광 그 자체는 물질이 전자기 복사를 흡수한 후 특정 파장의 빛을 방출함으로써 발생하는 발광의 유형이다. 빛을 흡수하면 이를 재방출하는 분자를 형광단(fluorophore)이라고 하는데, 형광 이미징은 분자 메커니즘과 구조를 표시하기 위해 형광 염료와 형광단백질을 촬영한다. 이를 통해 살아있는 세포의 유전자 및 단백질 발현이나 분자 상호 작용을 관찰할 수 있게 해준다.

연구팀 관계자는 “바이오파인더의 능력을 활용하면 지구를 드나드는 미생물이나 지구 밖에서 돌발 현상을 일으키는 오염물을 정확하게 검출할 것”이라며 “소행성을 비롯해 다양한 위험요소를 상정한 NASA의 행성 방어 프로그램에도 유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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