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아마존에 서식하는 초대형 민물 메기가 여러 국가를 돌면서 무려 1만㎞ 넘는 장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브라질 론도니아연방대학교 생물학 연구팀은 최근 조사 보고서를 내고 거대 메기 브라키플라티스토마 루소시(Brachyplatystoma rousseauxii)의 신기한 생태를 소개했다.

수년 전부터 브라질 아마존 하구의 담수어를 조사해온 연구팀은 회유어인 브라키플라티스토마 루소시의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다 자라면 최대 2m에 달하는 이 담수어는 엄청난 크기로 알려졌지만 이동과 산란 등 생태에 관한 정보는 의외로 적다.

브라질 아마존 강에 서식하는 브라키플라티스토마 루소시는 안데스산맥 기슭을 돌아 무려 1만1000㎞를 헤엄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Michael Goulding>

연구팀은 브라질 인근 국가들과 연계, 브라키플라티스토마 루소시의 여정을 들여다봤다. 그 결과 이 담수어가 브라질 국경을 넘어 남미의 반대편인 안데스산맥 기슭을 돌아오기까지 1만1000㎞ 넘게 헤엄친다고 결론 내렸다.

조사 관계자는 "왕복 1만1000㎞ 이상 헤엄치는 민물고기는 학계에 보고된 바 없다"며 "브라키플라티스토마 루소시는 장거리 이동을 통해 곤충부터 조류까지 다양한 먹이를 사냥하고 90㎏ 이상으로 성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물고기에게 긴 여정은 곧 성장의 기회지만 국경을 넘어 여행하며 인간의 위협에도 수차례 노출된다"며 "실제로 브라키플라티스토마 루소시 같은 회유성 민물고기는 1970년과 비교해 76% 감소,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덧붙였다.

수족관의 브라키플라티스토마 루소시 <사진=FISHUTOPIA2011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캡처>

회유성 민물고기는 조사가 어려워 학자들의 관심 밖이었고 거의 보호받지 못했다. 브라질 정부에 따르면 이동성 야생동물 보전에 관한 조약(CMS)이 정한 동물은 1200종이 넘지만 회유어는 단 2종이다. 국제자연보호연합(IUCN)의 레드리스트 중 심각한 위기종에 지정된 회유어도 2종뿐이다.

조사 관계자는 "비록 소수지만 학자들이 끈질기게 민물 회유어를 조사하면서 아마존의 또 다른 거대 메기 브라키플라티스토마 바일란티(Brachyplatystoma vaillantii)와 브라키플라티스토마 루소시가 멸종위기종에 올랐다"며 "이는 남반구 민물고기로는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국경을 넘어 오래 헤엄치는 회유어들은 이동 경로상 국가들이 연계해 보호 대책을 세울 수 있다"며 "느리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아마존에 200종 넘게 서식하는 회유어들의 생태를 알게 되고 보호 방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