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블랙홀 둘을 품은 특이한 은하의 최신 이미지가 유럽 남천천문대(ESO)에 의해 공개됐다. ESO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이 블랙홀 한 쌍이 약 2억5000만년 뒤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SO는 1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물병자리 방향으로 약 8900만 광년 떨어진 은하 ‘NGC 7727’의 최신 사진을 선보였다.

칠레 파라날 천문대에 자리한 ESO의 초거대망원경(VLT)이 포착한 이 은하는 확대사진에서 확인 가능하듯 초대질량 블랙홀 쌍성을 갖고 있다.

ESO의 초거대망원경이 관측 장비 'FORS2'를 이용해 잡아낸 NGC 7727 은하. 세 가지 필터가 사용됐다. <사진=ESO 공식 홈페이지>

‘NGC 7727’은 고리 같은 구조가 중심 부분을 둘러싼 독특한 구조로도 유명하다. 특이하고 매력적인 천체 사진을 촬영·공개하는 ESO의 ‘우주의 보석(Cosmic Gems)’ 프로젝트에 소개됐을 정도다.

ESO에 따르면 ‘NGC 7727’은 약 10억 년 전 두 은하가 합체하면서 탄생했으며, 완전한 결합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꼬리처럼 길게 뻗은 고리 모양의 구조는 별과 가스, 먼지로 구성된다. 다른 상호작용 은하들과 같이 중력 상호 작용에 의해 발생한 것들로 보인다.  

특히 ‘NGC 7727’의 중심부에는 합체 전 은하가 갖고 있던 은하핵 두 개가 약 1600광년 떨어진 상태로 관측되고 있다. 각 은하핵 중심에는 태양의 약 1억5400만 배와 630만 배 질량을 가진 초대질량 블랙홀 쌍성이 존재한다. 이들은 2억5000만 년 이내에 하나로 합쳐질 것으로 ESO는 내다봤다.

VLT의 관측 장비 '뮤즈(MUSE)'를 활용한 NGC 7727의 중심부 확대 사진. 각 은하핵의 초대질량 블랙홀 쌍성이 보인다. <사진=ESO 공식 홈페이지>

이 독특한 쌍성 블랙홀은 지난해 12월 일반에 알려졌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천문대 소속 천문학자 카리나 보겔은 당시 ‘NGC 7727’ 은하에서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초대질량 블랙홀 한 쌍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발견에 의해 우리은하 근방 우주에 미발견 초대질량 블랙홀이 더 많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NGC 7727’은 1966년 천문학자 홀튼 아프가 정리한 특이한 은하들의 수록집 ‘아프 아틀라스(The Arp Atlas)’에도 소개됐다. 홀튼 아프는 무정형 나선 팔(amorphous spiral arms)을 가졌다고 해서 이 은하를 ‘Arp 222’라고 불렀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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