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이 높은 일명 천재견들은 대체로 놀이를 좋아하고 장난기가 넘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헝가리 외트뵈시로란드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논문을 내고 인간의 언어를 잘 배우거나 사물의 이름을 척척 외우는 천재견들이 공통적으로 놀이를 즐긴다고 주장했다.

천재견들의 능력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것이 단어 기억이다. 보더콜리의 경우 1000개 넘는 영어 단어를 기억하고 그 의미를 모두 이해하기도 한다. 이런 개를 천재 단어 학습견(Gifted Word Learner)으로 분류한다.

어떤 천재견은 사람의 말을 곧잘 알아듣는다. 특정 단어를 이야기하면 문을 열고 정해진 장소에 가 기다리거나 심지어 서랍을 열고 양말을 물어다 준다. 일부 천재견은 수백 명 넘는 사람 얼굴을 일일이 기억하고 그 성격을 구분한다.

천재견 하면 떠오르는 보더콜리 <사진=pixabay>

연구팀은 이런 천재견들이 어떤 공통점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대조 실험을 위해 사물의 명칭을 외우는 데 능숙한 개 21마리와 보통 개 144마리를 동원했다.

천재견 그룹은 대부분 보더콜리로 구성됐다. 보더콜리는 개 중에서도 유난히 똑똑하다고 알려졌다. 워낙 지능이 높아 특수한 일을 하는 ‘워킹독’으로 유명하다.

개들의 움직임과 일반 명령에 대한 반응을 일일이 체크한 연구팀은 견주들을 상대로 설문도 진행했다. 그 결과 다양한 유형의 천재견들은 아주 장난기가 많고 죄다 놀기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재능이 넘치고 호기심이 많은 개들은 새로운 경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놀이를 즐기며 대체로 장난기가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과 비슷하다고 결론 내렸다.

견주가 지칠 정도로 장난기가 심한 개들은 대체로 똑똑하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천재 단어 학습견이 그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장난기 있는 사회적 상황에서 두드러진다”며 “이는 놀기 좋아하는 개들이 학습 기회를 더 얻는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놀이를 선호하는 개는 인간과 눈 맞춤이 빠른 점도 확인됐다”며 “놀이나 학습 모두 의사소통의 일종이고, 뭐든 빨라야 많이 배우므로 활발하고 잘 노는 개들이 그만큼 학습에도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천재견이 원래 잘 노는 유전적 성질을 가지고 태어나며, 견주 또는 견주가 만드는 환경이 이를 촉진한다고 추측했다. 다만 이는 가설에 불과해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개 전문가나 신경분석학자, 심리학자 등이 꼽는 똑똑한 견종은 보더콜리를 비롯해 푸들, 저먼 셰퍼드, 골든 리트리버, 도베르만 핀셔, 셔틀랜드 쉽독, 래브라도 리트리버, 빠삐용, 로트 와일러, 오스트레일리안 캐틀독 등이다. 차우차우와 불독, 바센지 및 아프간 하운드 등은 지능이 낮은 견종으로 분류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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